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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14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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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노믹스71] 치킨게임 = 모세와 바로
김민홍 주간<기독교>2022.03.11
끝판왕 가리기 위해 출혈경쟁 마다 않아
세게 밀어붙이면 한 쪽은 물러서는 게 현명
치킨게임은 모두 자멸한다. 비록 승자라도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마치 ‘너 죽고 나 죽자’식의 막무가내 싸움이라 그렇다. 치킨게임은 2대 차량이 마주보며 달려오다가 충돌직전 한 명이 방향을 틀어 파국을 막는데서 유래했다. 방향을 트는 사람을 겁쟁이의 속어 ‘치킨Chicken’이라 불렀다. 시장경쟁, 노사협상, 국제외교 등 협상자리에서 파국으로 끝나는 사례를 설명할 때 쓰이는 용어이다.
오일전쟁이 그랬다. 산유국들은 서로 원유가격 내리는 가격 싸움을 벌인 적이 있다. 원가 이하로 시장에 내다 팔다가 한쪽이 손을 들고나서 가격 인하 싸움을 끝냈다. 이 때 싸움에 뛰어든 국가는 모두 피를 흘렸다. 심지어 폭망 사례까지 나왔다. 1981년 석유전쟁이 극명한 사례이다.
한국도 치킨게임에서 승자가 된 적 있다. 삼성전자가 2008년 도전했던 메모리반도체 분야 전쟁이다. 삼성은 당시 일본 도시바 등 군소 반도체업체를 밀어내기 위해 가격인하 경쟁의 불을 당겼다. 삼성은 이 가격인하 게임에서 승리를 굳혔고, 일본 반도체업체들은 줄도산했다. 삼성은 시장을 넓히고 미래 반도체시장의 최강자로 올라섰다. 당시 삼성은 치킨게임에서 승리를 예상했다. 그것은 낮은 원가와 풍부한 자금력 그리고 오너의 강력한 의지가 동시에 작동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삼성은 탁월한 기술 덕분에 생산수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삼성은 시장에서 가격을 내리면 원가경쟁력 하나로 일본 등 타사를 굴복시킬 자신이 있었다. 자유시장 경제에서 치킨게임은 도처에서 일어난다. 기업은 시장을 넓히기 위해 한 푼이라도 내린다. 이때 서로 가격 인하경쟁을 하다가 원가이하도 마다 않는 출혈경쟁이 왕왕 벌어진다. 끝내 자존심 대결로 치달아 치킨게임이 된다. 결국 끝판왕은 뻔하다. 자본력이 센 강자가 승리하고 시장을 독점한다.
치킨게임은 패자를 말려 죽이는 시장전쟁이다. 경쟁에 나선 기업은 폭망하고 시장에서 떨어져 나간다. 시장에서 독불장군은 존재할 수 없다. 가격은 서로 짜고 내리지 않기로 약속을 했다 하더라도 깨지기 마련이다. 치킨게임이 벌어지면 단골할인, 시장개척비, 포상비 등 그럴 사한 명목으로 출혈경쟁을 한다.
모세와 이집트 바로왕도 치열한 한판 치킨게임을 가졌다. 이스라엘 민족 해방을 앞두고 지치지 않는 싸움을 벌였다. 결국 모세가 끝판왕을 거머쥐었고 이 덕분에 이스라엘 민족은 해방이 됐다. 이집트 바로왕국은 이 게임에 손을 든 후 국력이 쇠잔해져 결국 14왕조의 마감을 재촉했다. 모세와 바로왕은 라이벌이다. 모세는 이집트 공주 손에 자랐다. 바로왕 입장에서 모세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인물로 의식했을 법도 하다. 모세가 이집트를 떠난 지 40년이 지나서 바로 앞에 나타났다. 모세의 요구는 이스라엘 민족해방이었다. 바로는 그 자리에서 거절했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치킨게임을 가졌다.
모세와 바로의 싸움은 치열했고 또 오랜 시간 진행됐다.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해방이 하나님의 뜻이라 주장했다. 바로는 이스라엘 민족을 자산으로 보았다. 당시엔 노예가 큰 노동력이라 바로 입장에서 유대인 노예들이 귀중했다. 바로는 노예들을 부추겨 일도 못하게 한다면서 해방시킬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모세는 당당했고 바로는 고약한 심술쟁이가 됐다. 첫 싸움은 뱀이다. 모세의 뱀이 바로의 뱀을 삼켰다. 두 번째 싸움은 모세가 피 재앙을 불러왔다. 모든 물이 피로 변하여 마실 수 없게 됐다. 그래도 바로는 굴복하지 않았다. 연이어 개구리재앙과 티끌이 이로 변하는 재앙까지 내렸다. 바로는 내심으론 하나님의 권위를 인정했으나 겉으로는 굴복하지 않았다. 모세는 파리 떼 재앙을 불렀다. 바로는 이마저 과소평가하고 맞섰다.
모세는 악질재앙, 독종재앙, 우박재앙, 메뚜기재앙, 흑암재앙 등을 일으키면서 바로를 압박했다. 그래도 바로는 약속을 거듭 파기하는 등 모질게 대항했다. 바로는 재앙엔 하나님의 권능이 작용함을 두려워하면서도 겉으로 태연한 척했다. 그럴수록 모세는 더욱 당당해 지고 두 사람은 팽팽히 맞섰다. 흑암 재앙 때 비로소 바로왕은 심적 동요를 보였다. 그래도 바로는 이 싸움을 모세와 자신의 다툼으로만 여겼다. 결국 하나님은 최후 카드를 쓰기로 했다. 그것은 이집트 내 장자의 죽음이다. 바로왕 장자도 이 재앙엔 비켜나지 못했다. 지금까지 싸움은 바로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장자의 죽음으로 자신이 결정타를 입었다. 바로는 그제야 하나님 권능에 굴복하고 히브리인들이 빨리 떠나도록 허락했다. 바로 이스라엘 민족 해방이다.
사실 기업은 치킨게임을 기피한다. 출혈이 심해서다. 강자와 강자끼리 또 리드기업들이 치킨게임을 벌이면 거의 둘 다 큰 상처를 입는다. 그래도 불황이 닥치면 예측불허의 치킨게임이 벌어진다. 불황은 기업의 매출에 직격탄을 때린다. 기업은 매출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상품 가격을 내린다. 같은 업종끼리 철석같이 맺었던 가격담합 구조는 십중팔구 깨진다. 시장에서 가격인하 경쟁이 붙으면 기술과 자본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장갑을 벗지 않아도 게임 결과는 예측이 가능하다.
치킨게임은 한쪽이 회피하면 다른 쪽은 밀고 들어온다. 반대로 상대가 세게 밀면 자신은 회피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 그것은 치킨게임의 본질은 둘 다 망하는 게임이 아니라서 그렇다. 바로가 결국 모세에게 손을 든 것처럼. 때문에 치킨게임은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명백하게 우월적인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상대편 행동에 따라 자신의 선택은 달리해야 현명하다.
김민홍 본지 이사장 cnews1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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