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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영광 : 마태복음의 쌍둥이 주제
마태복음 3:13~4:11
세례란 죄 씻음의 상징입니다.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자신이 죄로 더럽혀 있는 ‘죄인’이라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예수님이 세례자 요한을 찾아와 세례를 자청하셨습니다. 주님은 죄가 없으신 분입니다. 그런데 죄인이 받는 세례를 자청한다는 점이 모순처럼 보입니다. 예수님을 알아본 세례자 요한도 “내가 당신에게서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마 3:14)며 만류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요지부동이십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 하시니 이에 요한이 허락하는지라”(마 3:15). 무죄한 자에게 죄의 굴레를 씌우는 일은 억울한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청하여 죄인이 되셨고, 죄인이 받는 세례를 받았습니다. 이는 3년 후 져야 할 십자가의 예표이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여전히 억울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별 잘못도 아닌데 과중한 처벌을 받는 경우가 근래에 더 많아졌습니다. 중한 죄를 저질렀는데도 죄를 묻지 않는 경우도 흔해졌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세상 모든 억울한 자들의 위로자가 되실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세례를 받고 물에서 나올 때 하늘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마 3:17). 이는 ‘다윗의 아들 등극시’로 알려진 시편 2:7과 하나님의 택한 종을 의미하는 이사야 42:1의 응답입니다. 스스로 죄인이 되어 세례를 받은 예수님의 행위에 대한 하나님의 승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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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는 예수님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소개합니다. 그런데 왕으로 오신 예수님은 단순히 왕좌에 앉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반역과 모반이 그치지 않는 무정부의 나라에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나라를 장악하여 자신의 기쁘신 뜻대로 다스리기 위하여서 먼저 악의 세력을 굴복시켜야 했습니다. 세상의 지배권을 장악한 사탄을 무너뜨리지 않고서는 하나님 나라가 건설될 수 없습니다. “그 즈음에 예수께서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셔서, 악마에게 시험을 받으셨다. 예수께서 밤낮 사십 일을 금식하시니, 시장하셨다”(마 4:1~2 새번역)
마태복음 4장에 기록된 사탄과의 대결은 사실상 왕이신 예수님의 공생애에서 행하게 될 모든 사역의 출발점이며 근본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시험은 최초 인류인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어이없이 사탄에게 패한 실패를 회복하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아담은 실패하였지만, 왕이신 예수님은 실패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받으신 세 가지 시험, ‘돌로 떡이 되게 하라’, ‘높은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리라’, ‘사탄에게 엎드려 경배하라’는 시험은 시공간에 갇혀 사는 인생에게 매우 절실한 문제입니다. 로마의 압제를 사는 유대 사회에서 경제와 인기와 영예는 메시아 사역의 지름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고난 없는 영광의 길을 걸을 수 없었습니다. 고난과 영광은 마태신학의 쌍둥이 주제입니다.
하나님 약속의 성취를 믿고 오롯이 왕의 길을 따라 살기를 애쓰는 하늘 백성에게 주님의 이끄심과 돌보심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고난 없는 영광은 가짜입니다. 특히 인류 구속은 십자가 없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고난 없는 영광에 익숙한 오늘의 신앙 풍토를 이겨갈 힘을 주십시오.
● 찬송 342 너 시험을 당해 https://www.youtube.com/watch?v=jZS3R2ec5G0&t=33s
2023. 1. 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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