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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대헌장
마태복음 5:1~12
마그나가르타(Magna Charta, 대헌장, 1215)는 영국 왕 존(John of England)의 실정에 분격한 귀족과 종교인이 왕의 권한을 제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왕에게 강요하여 받은 약정서입니다. 존 왕은 프랑스에 있는 영국 영토인 노르망디공국의 대분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영국 왕 존을 실지왕(失地王)이라고 하며 영국 왕의 계보에서 더 이상 존이라는 이름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마그나가르타는 왕이 승인한 국민의 자유 칙허장으로서 영국 헌법(불문법)의 기초가 되었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근대헌법의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1628년, 의회의 동의 없이는 과세할 수 없고, 불법적으로 체포나 구금을 할 수 없다는 권리청원, 1688년 명예혁명의 결과로 1689년 인간의 천부적 인권설을 법제화한 권리장전 등 입헌군주제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마태는 예수님을 약속된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의 왕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섯 편의 중요한 설교를 나열하고 있습니다. 추측컨대 모세오경에 익숙한 유대인 독자를 염두에 둔 구분으로 보입니다. 다섯 개의 중요한 설교는 다음과 같습니다. 천국 복음의 선포(3~7장, 산상보훈), 천국 복음의 확장(8:1~11:1, 선교 강화), 증폭되는 반대(11:2~16:12, 천국 비유), 점진적 양극화(16:13~20:34, 공동체 강화), 왕에 대한 반역(21:1~26:5, 말세 강화)입니다.
정치 지도자에게는 정치 철학이 있기 마련입니다. 정치란 즉흥에 이끌린 언변으로 하는 놀음이 아닙니다. 제가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조차 모르는 수준으로는 국리민복의 정치 이상을 결코 실현할 수 없습니다. 정치 지도자가 무지와 미신에 끌려다녀서는 안 됩니다. 상석에 앉는 호기와 만인지상의 재미에 홀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철학 없는 정치인은 존 왕처럼 공든 탑을 붕괴시키고 시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나라에 망조를 불러옵니다.
왕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에게는 미증유의 통치 철학이 있었습니다. 산상보훈은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철학입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 5:3). 특히 팔 복으로 알려진 본문은 세상의 복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복입니다. 그 가르침이 매우 역설적입니다. 미증유의 통치 철학이고 전대미문의 가르침입니다. 구약에서는 물리적인 복이 강조된 데 비하여 예수님은 팔 복을 통하여 물리적 복을 초월하는 본질의 복에 접근합니다. 물론 현상으로서의 물질 복도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현세적이고 물리적인 복은 반드시 본질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만일 물리적인 복이 복의 본질에 닿지 못한다면 그것은 복이 아니라 화입니다. 하늘의 철학이 땅의 철학을 초월하지 못하면 천국은 없습니다.
하나님 약속의 성취를 믿고 오롯이 왕의 길을 따라 살기를 애쓰는 하늘 백성에게 주님의 이끄심과 돌보심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부유와 쾌락과 평안에 목말라하는 세상에서 저희는 하나님 나라를 갈구합니다. 왕이신 주님의 철학을 따라 살 믿음 주십시오. 초월의 믿음을 주십시오.
2023. 1. 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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