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
하늘의 시각으로 땅을…
마태복음 6:19~34
마태복음에서 ‘하늘’과 ‘땅’은 단순한 공간 개념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질서를 설명하는 가치 개념입니다. 하늘은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가치와 하나님의 질서가 실현되는 시공간, 곧 하나님 나라를 말합니다. 그에 비하여 땅은 하나님을 대적하고, 하나님 나라 질서를 훼손하는 세속을 의미합니다. 오늘의 그리스도인은 세속이라는 공간에 살고는 있지만 전혀 다른 질서를 따라 삽니다. 거짓을 도모해야 성공하는 세상에서 정직하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무시하는 세상에서 과정을 중히 여깁니다. 성공에 집착하기보다 동기를 중히 여깁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세상에서 서울을 못 가더라도 바르게 가려고 애씁니다. 증오와 대립을 획책하는 세상에서 사랑과 화목을 도모합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며 의심과 의혹을 당연시하는 세상에서 이웃과 동료를 믿어주고 낯선 나그네를 환대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은 시간적으로 종말에 임할 하나님 나라를 오늘의 시제로 앞당겨 삽니다. 구원이란 종말론적 미래의 어느 날 지금의 우리가 다 알 수 없는 어떤 공간에 들어가는 것이기에 앞서, 그 나라에서 펼쳐질 하나님의 사랑과 질서와 가치를 지금, 여기에서 살아내는 것입니다. 그것이 믿음이고, 믿음생활입니다.
“우리는 좋은 교회를 꿈꾸는 과정에서 만나 이루어진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건강한 교회를 꿈꾸었지만, 실제 저희가 이룬 공동체는 가냘픕니다. 자랑거리가 많은 교회를 만들고 싶었지만, 지금은 부끄러움이 많은 교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교인 수가 늘어나고 헌금 액수가 커지는 데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늘의 가치와 질서를 이 땅에서 오롯이 살아내려고 애씁니다.” 내가 섬기는 ‘하늘교회’ 주보에 조그맣게 적힌 교회 소개의 말입니다. 땅에서도 하늘의 가치와 질서를 따라 살며 일하자는 뜻입니다. 목회적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나는 하늘 백성 된 성도들과 함께 신앙생활 하는 것이 즐겁고 기쁩니다. 하늘교회 목사인 것에 자부심을 갖습니다. 그러나 내가 섬기는 교회만 하늘교회가 아니라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교회는 하늘교회입니다.
매주 월요일에 벗들과 공부하는 모임이 있는데 어제 겨울씨님이 다음의 말을 하여 모두를 숙연케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에 교회를 세우셨는데, 우리는 교회 안에 세상을 세우고 말았다.” 하늘을 보여주지 않는 교회는 직무를 유기하는 것입니다. 이제라도 정신 차려야겠습니다. 하늘의 시선으로 땅을 보고, 종말의 시제를 앞당겨 지금, 여기에서 사는 것을 훈련해야겠습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하나님 약속의 성취를 믿고 오롯이 왕의 길을 따라 살기를 애쓰는 하늘 백성에게 주님의 이끄심과 돌보심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땅에서도 하늘을 살 수 있는 믿음과 용기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세속 가치와 질서에 눈을 돌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 나라만 바라겠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담대한 믿음을 주십시오.
● 찬송 432 큰 물결이 설레는 어둔 바다 https://www.youtube.com/watch?v=t2MoY6mLyiY
2023. 1. 31 화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