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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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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몇 년 동안 새물결플러스 정기독자를 하신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분이 정기독자를 중단하셨습니다.
사연을 알아보니, 몸에 장애가 있으신데 생활이 어려워져 더 이상 정기독자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책 읽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정기독자 비용만 후원하는 분을 연결해서 그 이후로 계속 책을 보내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이 분이 저희가 출판하는 책을 정말 열심히 읽으셨더라구요
헌데, 이 분이 매년 한 번씩 작은 선물을 보내시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정기도서를 계속 보내주는 것에 대한 답례의 표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선물을 받는 저희 입장에서는 미안하고 죄송했습니다.
그래서 책은 저희 회사가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익명의 후원자가 대신 보내주시는 것이니, 마음 편하게 책을 보시면 된다고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 더 이상 선물을 보내지 않으셔도 된다고 간곡히(?)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어제 이 분이 또다시 선물을 잔뜩 보내셨습니다.
제가 선물을 일일이 세어보니, 맙소사, 저희가 일년 치 보내드리는 책 값보다 더 많은 비용을 선물값으로 지출하셨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마치 무슨 큰 죄를 지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성순 간사님을 통해, 생활이 빠듯하신데 앞으로 절대 선물을 안 보내서도 된다고, 그냥 저희 책을 열심히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제가 장애가 있지만 그렇다고 돈을 전혀 못 버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남들처럼 많이 못 벌지는 못하지만, 저도 은혜를 갚으며 살고 싶습니다."
그 말씀을 전해 듣고,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무엇보다 늘 빠듯한 형편을 핑계로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고 사는 게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제게 있는 것을 더 많이 나누지 못하는 게 부끄러웠습니다.
저도 더 열심히 돈을 벌어, 더 많이 나누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000님, 감사드려요.
잘 먹고 잘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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