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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는 최용우가 1만편을 목표로 1995.8.12일부터 매일 한편씩 써오고 있는 1천자 길이의 칼럼입니다. 그동안 쓴 글이 15권의 단행본으로 만들어져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판매중입니다.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동의 없이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책구입 클릭!

강가에서

2023년 수덕의삶 최용우............... 조회 수 73 추천 수 0 2023.02.10 06: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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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7444번째 쪽지!

 

□강가에서

 

1.아이들이 강가 모래밭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모래로 자기만의 성을 쌓고 있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높게 성을 쌓았고 어떤 아이는 넓게 성을 쌓았습니다.

그때 멀리서 다른 친구가 같이 놀자며 뛰어왔습니다. 아마도 숙제를 하다가 늦은 모양이었습니다. 그는 친구들이 지어놓은 모래성을 구경하다가 한 친구의 성을 건드려 무너뜨렸습니다. 성 임자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자기 성을 무너뜨린 친구의 머리칼을 쥐어뜯고 주먹을 휘두르며 소리를 쳤습니다.

“이 새끼가 내 성을 망가뜨렸어. 이런 나쁜 녀석을 그냥 둘 수 없지! 안 그래?” 다른 아이들이 모여들어 그 아이를 때려 쓰러뜨리고 발로 밟았습니다. “성도 없는 새끼가...”

2.오늘날 ‘모래성’은 ‘집’입니다. 집을 사기 위해 받을 수 있는 대출이란 대출은 다 받아서 그 대출금 이자 갚느라 아무것도 못 하고 사는 사람들을 ‘영혼까지 다 끌어모았다’고 하여 ‘영끌족’이라고 합니다.

3.우리는 지금 부동산 귀신이 영혼들을 죄다 끌어모아 혹독한 종살이를 시키고 있는데도 죽어라 일만 할 뿐, 뭐가 잘 못 되었다는 생각을 못 하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4.날이 저물었습니다. 사방이 점점 어두워집니다.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한 아이가 애써 쌓은 자기의 성을 아무런 미련 없이 발로 밟아버렸습니다. 그러자 다른 친구들도 자기들의 성을 모두 쓸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마다 자기들의 집으로 뛰어갔습니다. 강가에는 쓸쓸한 바람만이 폐허(?)가 된 모래성 위로 불었습니다.ⓒ최용우 

 

♥2023.2.10. 쇠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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