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시인과 부인 사이

묵상나눔 Navi Choi............... 조회 수 19 추천 수 0 2023.02.13 07:17:31
.........
시인과 부인 사이
마태복음 10:24~33
이집트 파라오 앞에서 아브라함은 사라를 아내라고 말하지 못했습니다(창 12:13~20). 그랄 왕 아비멜렉 앞에서도 같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창 20:2). 아름다운 아내를 가진 나약한 남편, 생명 보전을 위해 진실을 왜곡하는 모습을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게서 보는 것은 유쾌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진실을 말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도 같은 경우에 처하였습니다(창 26:6~7). 아브라함의 실수를 반복하는 이삭에게서 역사가 주는 교훈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비의 실수를 아들이 반복하는 그 수치스럽기 그지없는 일을 대물림하는 현상을 나무라고 핀잔하며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처사를 비난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도리어 아브라함 부자의 부전자전은 한계상황에 처한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일이며, 생존이 목적이 되는 시대에는 누구라도 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슬프고 우울할 뿐입니다.
.
그래서 이에 대한 랍비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1907~1972)이 전하는 메시지는 심금을 울립니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들을 살리기 위하여 희생당해서는 안 된다. 만일 적들이 모여있는 여자들에게 말하기를, ‘너희 모두 욕보지 않으려면 너희 가운데 하나를 우리에게 보내라’고 한다면 그들이 와서 모두를 욕보이게 할지언정 어느 한 여자를 뽑아서 욕보게 해서는 안 된다”(『누가 사람이냐』, 종로서적, 137). 랍비의 말이 가슴을 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도 없습니다.
엔도 슈사쿠는 『침묵』에서 시인과 부인을 요구받는 예수회 출신 선교사 로드리고를 조명합니다. 로드리고는 붙잡혀 고문당하는 교우들을 풀려나게 하는 방법으로 배교를 요구받습니다. 성화가 부조되거나 그려진 후미에를 밟아야 했습니다. 제자의 길을 걷기로 다짐한 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일입니다. 교우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배교 말고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그는 고민합니다. 그때 “나를 밟아라, 나는 너희에게 밟히기 위해 이 세상에 왔다”는 음성을 듣습니다. 그리고 후미에를 밟습니다. 아, 우리의 주님은 배교자의 편에 서 계신 듯합니다. 그런 주님 앞에 순교가 영광이라는 말은 언어도단처럼 들립니다.
.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마 10:32~33). 주님에 대한 나의 시인이 나에 대한 주님의 시인이 될 것입니다. 사실을 말해도 진실하지 않는 세상에서 주님은 진실을 듣고 싶어 하십니다. 영원을 포기할 수 없는 자로서 진실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새삼 느낍니다.
.
하나님 약속의 성취를 믿고 오롯이 왕의 길을 따라 살기를 애쓰는 하늘 백성에게 주님의 이끄심과 돌보심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
하나님, 진실을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삶은 위선으로 얼룩지기 다반사였습니다. 말은 발랐지만 삶으로 다 살아내지를 못햇습니다. 오롯이 진실한 말과 삶을 견지할 힘을 주십시오.
.
● 찬송 : 336 환란과 핍박 중에도 https://www.youtube.com/watch?v=56Pi6dduQIw
2023. 2. 12 주일
329839955_899836674552209_7746356222643782629_n.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619 묵상나눔 노예인가? 자유인인가? file [2] Navi Choi 2023-02-17 48
11618 걷는독서 [걷는 독서] 뭘 해야 할지 모른다는 건 file [1] 박노해 2023-02-16 11
11617 묵상나눔 큰 은총 큰 책임 file Navi Choi 2023-02-16 18
11616 걷는독서 [걷는 독서] 힘들 땐 기대 file [1] 박노해 2023-02-15 16
11615 묵상나눔 실망한 무리들 file [1] Navi Choi 2023-02-15 47
11614 가족글방 '교회'라는 사람들 최주훈 목사 2023-02-15 27
11613 걷는독서 [걷는 독서] 사랑 안에서 file [1] 박노해 2023-02-14 16
11612 묵상나눔 실망과 기대 file [1] Navi Choi 2023-02-14 41
11611 광고알림 (49기) 은사사역자학교 / 3월 13일~14일(월 pm1-화 pm6) 주님사랑 2023-02-13 9
11610 걷는독서 [걷는 독서]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 file 박노해 2023-02-13 22
11609 가족글방 기다릴 것인가, 걸을 것인가? file Navi Choi 2023-02-13 42
11608 묵상나눔 죽어야 사는 진리 file Navi Choi 2023-02-13 28
» 묵상나눔 시인과 부인 사이 file Navi Choi 2023-02-13 19
11606 걷는독서 [걷는 독서]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file [1] 박노해 2023-02-12 25
11605 가족글방 섶- 가치충돌의 시대 file Navi Choi 2023-02-12 24
11604 가족글방 아님 말고.... 김요한 2023-02-12 26
11603 걷는독서 [걷는 독서] 기다림이 사무쳐 file 박노해 2023-02-11 31
11602 묵상나눔 고난 앞에서 file [1] Navi Choi 2023-02-11 31
11601 광고알림 귀납적 소그룹 성경공부 컨설팅』에 동역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file 국제제자 2023-02-10 15
11600 광고알림 대중 가수와 함께 교회로 찾아가는 전도 전문 집회를 소개합니다. file 강충달 2023-02-10 15
11599 걷는독서 [걷는 독서] 국경과 종교와 인종을 넘어 file 박노해 2023-02-10 15
11598 묵상나눔 잃어버린 양 file [1] Navi Choi 2023-02-10 48
11597 광고알림 (2월) 전인치유학교 / 2월 13일 (월, 오전 10시~오후 6시) 주님사랑 2023-02-09 5
11596 걷는독서 [걷는 독서] 악은 선의 부족 상태일 뿐 file [1] 박노해 2023-02-09 23
11595 가족글방 과거 몇 년 동안 새물결플러스 정기독자를 하신 분이 있습니다. 김요한 2023-02-09 29
11594 묵상나눔 침묵할 때 file [1] Navi Choi 2023-02-09 45
11593 걷는독서 [걷는 독서] 사람은 하늘 사람이어서 file 박노해 2023-02-08 12
11592 묵상나눔 에큐메니칼 file [1] Navi Choi 2023-02-08 26
11591 뉴스언론 마지막 보루 -욕망으로부터 설악산을 지켜라! file 이명익 기자 2023-02-08 16
11590 걷는독서 [걷는 독서] 진실을 알기는 어렵지 않아 file [1] 박노해 2023-02-07 24
11589 묵상나눔 누가 신성모독자인가? file Navi Choi 2023-02-07 35
11588 걷는독서 [걷는 독서] 착하게 살면 손해라는 이 나쁜 시대에 file [1] 박노해 2023-02-06 18
11587 묵상나눔 제자도 file [2] Navi Choi 2023-02-06 23
11586 걷는독서 [걷는 독서] 세상은 여기가 다가 아니다 file 박노해 2023-02-05 14
11585 묵상나눔 치유, 그 다음 file Navi Choi 2023-02-05 21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