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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인가? 자유인인가?
마태복음 12:1~8
안식일 문제는 예수님에 대한 반대가 점점 조직화 되고 구체화 되는 시점의 촉매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바리새인들의 예수님 견제 현상은 점점 발전하고 있었습니다(마 9:3,11,14,34, 10:25, 11:19). 그러던 중 밀밭 사이를 걸어가던 제자들이 밀 이삭을 잘라 먹은 것은 바리새인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큰 호재였습니다. 그런데 안식일 문제보다 우선적인 문제는 도둑질입니다. 남의 수확물을 가로채는 행위는 제8계명 위반입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은 제4계명으로 예수님을 공격하였습니다. 이는 “네 이웃의 곡식밭에 들어갈 때에는 네가 손으로 그 이삭을 따도 되느니라 그러나 네 이웃의 곡식밭에 낫을 대지는 말지니라”(신 23:25)의 의미, 즉 율법의 목적이 가난한 자들과 대책 없는 나그네를 위한 배려라는 점을 그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제자들의 도둑질 행위를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런 문제는 죄로 성립되지도 않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제8계명이 아니라 제4계명으로 주님을 공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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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바리새인들보다 더 악한 이들의 파렴치한 행위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사회 정화와 사법 정의를 위해 부름 받은 공직자들은 죄를 억제하고 불의를 제어하기보다 특정 권력을 위해 복무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없는 일을 거짓으로 꾸며 고발하거나 고소하는 행위를 ‘무고’라고 합니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이지만 전혀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기득 권력을 가진 힘 있는 이들은 자신의 권력 유지가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할 때 자주,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이런 일을 저지릅니다. 죄도 되지 않는 일을 침소봉대 공론화하여 조롱거리로 삼습니다. 사회적 타살과 인격 살인에 이르는 일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행하는 이 시대를 훗날 역사가 뭐라고 기록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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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새인들의 무도한 비난에 직면한 주님은 제사장만 먹을 수 있는 진설병을 망명 중인 다윗과 그 일행이 먹은 일, 그리고 안식일에 평소보다 배나 일하는 제사장의 경우를 들어 변증합니다. 이에서 두 가지 교훈을 얻습니다. 첫째는 사람의 생존을 위한 기본 욕구는 의식과 관습보다 우선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응급환자를 실은 앰블런스와 화재진압에 나선 불자동차는 교통신호를 무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원리를 남용하거나 함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둘째는, 예배와 성전이 안식일과 안식일 규정보다 우선한다는 점입니다. 예수님은 성전보다 크신 분이십니다. 성전 안이 치외법권 지역으로서 제사장들을 안식일 법의 죄책으로부터 보호하였다면 성전보다 큰 예수님의 권위가 제자들의 행위를 죄책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다. 마태는 주님이 “안식일의 주인은 인자”(마 12:8)고 했다고 기록하였지만, 마가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막 2:27)이라고 말하므로 주님 가르침의 깊이를 더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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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하신 뜻을 너희가 알았더라면 무죄한 자를 정죄하지 아니하였으리라”(마 12:7). 우리는 무고가 사람을 잡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바리새인들이 안식일의 노예였듯 오늘 교회 역시 동성애와 무슬림과 이념의 편견과 맹목적 증오의 노예는 아닌지 돌아보아야겠습니다. 무고가 무지한 자의 무기가 될 때가 종말입니다. 당신은 노예입니까? 자유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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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약속의 성취를 믿고 오롯이 왕의 길을 따라 살기를 애쓰는 하늘 백성에게 주님의 이끄심과 돌보심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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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의식과 제도에 매여 본질을 잃는 일이 없기를 빕니다. 제도 그 너머에 게신 주님을 바라보는 똑똑한 안목을 주십시오.
● 찬송 : 32 만유의 주재
2023. 2. 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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