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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의 고집
마태복음 17: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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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높은 산에 올라가 변형되셨습니다. 그때 구약을 상징하는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주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자들이 이 광경을 목도하며 얼마나 흥분하였던지 베드로는 초막 셋을 짓겠다고까지 하였습니다. 그때 하늘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하시는지라”(17:5). 이 말씀은 마태복음에 이미 한번 언급된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물에 올라올 때 하늘로부터 들린 소리인데, 다윗의 아들 등극시로 알려진 시편 2:7과 이사야서 42:1의 인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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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입니다. 그에게는 여느 군왕과 필적할 수 없는 위대함이 있습니다. 그는 해발 700m가 넘는 난공불락의 성 예루살렘을 정복하여 다윗성을 세웠고, 주변의 민족들을 정복하여 이스라엘의 기반을 튼튼히 하였습니다. 오벧에돔의 집에 있는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왔습니다(삼하 6장). 게다가 자신만 왕궁에 거하는 것을 죄송해하여 하나님을 위하여 성전 건축의 열망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를 통하여 성전 건축을 만류하므로 시행되지는 못하였지만 하나님은 다윗의 집(왕조)을 세울 것을 약속하셨습니다(삼하 7:12~16). 이른 바 ‘다윗 언약’입니다. 후에 이스라엘은 남북으로 나누어져 다윗 왕조는 위축되었고, 그마저도 주전 586년에 바벨론에게 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다윗 왕가의 연속선이 무너지고 말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다윗 왕조의 회복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있었습니다. 이를 ‘메시아 사상’이라고 하는데 시편과 역대기와 예언서 등에 스며 있는 구약 성경의 가장 강력한 정신입니다.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사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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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구약의 흐름을 이어받은 마태는 자신의 복음서 첫머리에서 “다윗과 아브라함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마 1:1)라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마태는 자신의 복음서 곳곳에 예수님이 다윗의 후손임을 강조하는 복선을 깔아 두었습니다. 한 예를 들어 말하자면 마태복음 1장에 소개하는 예수님의 족보를 ‘14’라는 숫자에 억지로 맞추려 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아라비아 숫자가 상용화되기 전에 유대인들은 히브리어 알파벳을 사용하여 숫자를 표기하였는데 숫자 14는 ‘4+6+4’로 구성됩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단번에 ‘다윗’으로 이해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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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는 변화산 사건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다윗의 후손으로 세상에 오신 메시아, 곧 그리스도이심을 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무엇을 하든지 마태는 오직 이 생각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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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약속의 성취를 믿고 오롯이 왕의 길을 따라 살기를 애쓰는 하늘 백성에게 주님의 이끄심과 돌보심이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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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예수를 그리스도로 소개하려는 마태의 열망과 고집을 본받고 싶습니다. 영혼의 구속자일 뿐만 아니라 공평과 정의로 다스릴 그 나라를 간절히 사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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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331 영광을 받으신 만유의 주여 https://www.youtube.com/watch?v=7f0UCH1O-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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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렘브란트 <마태와 천사>
2023. 3. 5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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