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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문의 현수막
마태복음 18: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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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는 자신의 복음서에 예수님의 설교 다섯 편을 오롯이 담았습니다. 다섯이라는 수는 유대인에게 모세오경을 연상하게 하는 친숙한 수입니다. 마태는 유대인이고, 마태가 속한 신앙공동체 역시 유대공동체였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마태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다섯 개의 설교로 요약한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산상수훈(5:1~7:29), 제자훈(10장), 천국 비유(13:1~52), 공동체 강화(18장), 종말훈(24~25장)인데 본문은 네 번째 설교로서 교회 공동체에 대한 주님의 가르침으로 세상 속에 존재하는 교회가 귀담아들어야 할 중요한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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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는 누가 크니이까”(18:1). 이 질문은 주님으로부터 임박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가르침(16:28, 17:10~12)을 들은 제자들의 반응입니다. 제자들은 이 문제로 자기들끼리 이미 논쟁 중이었습니다(막 9:33~34). 제자들이 기대하는 하나님 나라의 시제는 미래였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는 현재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5:19, 11:11). 하나님 나라를 이해하고 인식하는 시제가 이렇듯 다른 것은 오늘 교회에도 여전합니다. ‘천당 신학’을 가르치는 이들은 죽어서 가는 미래 시점의 영혼 구원을 말하고, 그것이 기독교의 진수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천국 신학’을 말하는 이들은 죽어서 갈 천당의 가치와 질서를 지금 여기서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주님의 가르침이며, 구원은 영혼뿐만 아니라 전인적으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한국교회의 병폐가 천당 신학에 매몰된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부동의 1위라는 사실은 교회의 가르침이 허구임을 증명합니다. 이렇게 교회가 많은데 교회의 가치와 가르침이 세상에 유입되지 못해 절망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교회의 가르침이 복음 본질에서 벗어나 무력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세계 선교 역사에 보기 드문 성공한 교회가 아니라 사데교회처럼 실패한 교회 가운데 하나라고 인정하는 자세가 차라리 정직합니다. 면피하거나 우기는 일은 비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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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제자들의 질문에 즉답하지 않고 순수함과 단순함, 그리고 신뢰성의 상징으로 한 어린아이를 불러 세우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경쟁심과 질투심으로 들어가는 나라가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 “돌이켜”(18:3)는 제자들의 사고와 삶의 방향을 전환할 것을 요구하시는 강력한 주문입니다. 제자들의 지금 태도로는 천국의 큰 자는 고사하고 입성도 하지 못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들어가는 나라가 아니고 아이 같은 마음을 가진 자에게 허용되는 은총의 나라입니다. 어른들의 세계가 점점 불순해지고 있습니다.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심지어 교회마저 순수함을 잃고 있습니다. 위선과 꾸밈으로 자기를 포장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천국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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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아카데미아 입구에는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 문으로 들어올 수 없다’는 글이 있었다는데 천국 문에도 현수막이 하나 걸린다면 주님의 이 말씀 아닐까요?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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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약속의 성취를 믿고 오롯이 왕의 길을 따라 살기를 애쓰는 하늘 백성에게 주님의 이끄심과 돌보심이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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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송구합니다. 천국의 현재성을 외면하고, 천국의 큰 자리를 경쟁심과 질투심으로 차지하려는 그릇됨을 용서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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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221 주 믿는 형제들
https://www.youtube.com/watch?v=nWljH_es7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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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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