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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노래하는곳
자연은 정복의 대상인가? 공존의 상대인가? 처음 인류는 숭배하였고, 산업화 시대에는 정복하였고, 코로나19 시대에는 공존을 위해 애쓴다. 인간은 자연에 인공미를 가하여 문명을 만들지만 그것이 늘 좋은 방향성을 띄지는 않는다. 인간보다 먼저 존재한 자연은 숭배와 맞섬과 공존 등의 반응 여하에 따라 인간과 교우한다. 자연을 벗어나 존재할 수 없는 인간의 딜레마이자 연약한 인간성이 위대해질 수 있는 방편이기도 하다.
자연은 행한 대로 갚는다. 약육강식의 굴레에서도 자연은 조화를 유지한다. 강한 것이 홀로 군림하고 독식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역설이다. 게다가 인과응보의 세상이라는 점에서 자연은 문명을 이루고 으스대는 인간을 부끄럽게 한다. 그래서 자연과 가까울수록 삶의 질은 안정적이고 자연과 멀수록 삶은 피폐해진다.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한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1949~ 가 인생 말년에 쓴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영화로도 나왔다. 습지에서 홀로 사는 소녀 카야는 데이트를 통하여 글을 읽히고 사랑을 싹티운다. 하지만 데이트는 자기 삶을 찾아 떠나 카야는 배신감에 젖는다. 이 무렵 습지를 개발하는 움직임이 일자 카야는 습지에 터하여 사는 생명의 그림을 출판한 인세로 38만 평의 못과 습지와 떡갈나무 숲의 주인 위치를 찾는다. 이 무렵 카야는 자신에게 접근한 체이스의 살해사건에 피의자가 된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조차 이방인으로 사는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을 이 영화에서 본다. 자연을 정복한 결과이다. “가끔 먹잇감이 살아남으려면 포식자는 죽어야 한다.” 카야가 남긴 글에서 우리 시대에 존재하는 포식자가 과연 누구인지 묻는다. ‘가끔’ 포식자도 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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