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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대전은 인류가 최초로 겪은 가장 참혹한 전쟁이다. 그동안 수많은 전쟁이 있었지만 이런 전쟁은 듣도 보도 못했다. 인간 이성의 역할을 강조하므로 문화와 문명을 발전시켜 보편적 진리에 이르고 역사의 낙관을 기대하는 계몽주의의 토양 유럽에서 이런 전쟁이 발발한 것은 ‘인간과 인간의 이성을 믿을 수 없다’는 반증이었다. 이 전쟁으로 3,000만 명이 넘는 군인들이 죽거나 다쳤다. 인간성에 대한 불신은 전쟁을 치른 톡톡한 보상이다.
당시에 서부전선은 플랑드르 지역을 말한다. 이곳에서 프랑스와 독일군은 치열하게 싸웠다. 1914년 7월 28일부터 1918년 11월 11일까지 300만 명이 여기서 죽었다. 4년 넘는 전쟁을 하며 피아가 뺏거나 빼앗긴 거리는 불과 수백 미터도 되지 않았다. 이전투구라는 말이 있지만 서부전선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아비규환 지옥이 따로 없었다.
독일 작가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1898~1970의 소설을 영화화한 세 번째 작품 <서부전선 이상 없다>2022, 에드바트 버거 감독는 10대의 독일 학생들이 자원입대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파울 역시 국가주의의 덫을 피할 수 없는 나이였다. 그러나 이상은 곧 무너졌다. 전쟁은 놀이터가 아니었다. 승산 없는 전쟁은 깨지 않는 악몽 같았다. 독일은 점점 위축되었다. 좋아서 하는 휴전은 아니지만, 그 길 말고 다른 길은 없었다. 콩피에뉴 숲의 열차에서 연합국과 독일의 휴전협정이 체결되고 1918년 11월 11일 낮 11시부터 효력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장군은 휴전협정과 상관없이 서부전선에서 ‘돌격 앞으로’를 명령한다. 휴전이 효력 발생하기 불과 15분 전, 군인들은 사지로 내몰린다. 주인공 파울은 이를 피할 수 없었다.
인간은 망각의 존재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20년 만인 1939년 9월 1일, 인류는 더 무서운 전쟁을 시작했다.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그것을 시작하지 않는 것을 모르는 바보들이 여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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