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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민수기 14: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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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산 꼭대기로 올라가며 이르되 보소서 우리가 여기 있나이다 우리가 여호와께서 허락하신 곳으로 올라가리니 우리가 범죄하였음이니이다”(14:40). 모세의 간절한 기도로 하나님의 심판을 겨우 면하였지만, 정탐 기간 40일의 하루를 한해로 환산하여 40년간 광야에서 방황하게 되고, 출애굽 1세대는 광야에서 죽게 된다는 하나님의 진노 앞에 이스라엘 백성이 보인 반응입니다. 조금 전까지 돌을 들어 모세를 치려던 이들이 이제는 가나안정복전쟁에 자발적으로 나서겠다는 모양새가 가관입니다. 정체성이 빈약하고 안목이 짧은 백성으로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모세는 이를 만류하였습니다. 그런데도 백성은 출정을 고집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지 않는 전쟁에 나선 그들은 아말렉과 가나안 사람에게 크게 패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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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는 때가 있습니다. 심을 때가 있고 거둘 때가 있습니다. ‘예’ 할 때가 있고, ‘아니오’ 할 때가 있습니다. 본문의 때에 대한 무지한 백성의 전철을 우리 민족이 밟을까 두렵습니다. 우리 민족은 외세에 의하여 남과 북으로 나누어진 지 88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서로를 미워하고 적대감을 조장하면서도 화해의 기회를 만들어보려는 미미한 시도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였습니다. 지금은 다시 증오와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돌발적인 상황이라도 일어나면 전면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작 우리의 적은 북, 또는 남이 아니라 한반도에 전쟁을 일으켜 떼돈을 벌고 세계 질서를 제 뜻대로 쥐락펴락하려는 이리 같은 주변 나라들입니다. 북은 핵무기를 자랑하고 있고, 남은 경제 대국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만일 불상사가 일어나면 모두 패망에 이를 패입니다. 약삭빠른 주변 나라들은 욕심을 양껏 차리고 우리는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은 자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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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대결과 전쟁 말고 시도함직 한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치적 통일은 가장 뒤로 미루고 인도적 차원의 교류를 서둘러야 합니다. 문화와 역사와 사회적 물꼬를 터야 합니다. 고대사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88년간 이질화된 말법을 손질합니다. 경제도 함께 발을 맞춥니다. 미래의 동반자는 이웃 나라 일본보다 동족을 우선함이 옳습니다.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과학 개발과 미래 발전을 함께 도모합니다. 북은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남에는 놀라운 건설 능력이 있습니다. 북의 도로와 항만과 공항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 적극 협력합니다. 남의 인구 저감 상황도 타개할 수 있습니다. 이념적 적대감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정도로 우월한 남으로서는 일부러 상대의 약점을 자극할 필요가 없습니다. 넉넉한 자세로 상대를 대하면 됩니다. 어려운 일도 아니고 못할 것도 아닙니다. 그렇게만 하면 북은 북대로, 남은 남대로 상생하고 공생에 이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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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라어에는 때를 의미하는 두 단어가 있습니다. 물리적 시간을 뜻하는 크로노스와 기회의 시간을 뜻하는 카이로스입니다.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것은. 역사와 후대 세대에게 죄를 짓는 일입니다. 때를 오판한 이스라엘의 오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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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절망뿐인 광야 같은 세상살이에도 하나님의 계수함을 받은 자로서 희망의 삶을 잇는 형제와 자매에게 주님의 선한 이끄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성숙과 평화의 때를 상실하지 않도록 지혜와 믿음을 우리 민족에게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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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255 너희 죄 흉악하나 https://www.youtube.com/watch?v=1x2ilCfB1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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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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