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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신 하나님
민수기 1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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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제사는 매우 복잡하여 보이지만 제사 목적에 따른 분류, 제물에 따른 분류, 제사의 방법에 따라 부르는 이름을 알아두면 이해가 어렵지 않습니다. 회중이나 대제사장이나 개인이 부지중에 지은 죄를 속하기 위한 속죄제, 손해를 끼친 경우의 배상과 범죄를 용서받기 위한 속건제, 하나님과 관계를 화목하게 하기 위한 화목제는 목적에 따라 구분하는 제사의 종류입니다. 제물로 잡은 짐승을 제단에 올려놓고 불로 태우는 번제, 곡식을 제물로 드리는 소제, 포도주나 술을 제물 위에 붓는 전제는 제물의 종류에 따란 분류입니다. 제물을 불로 태워드리는 화제, 제물을 들어서 드리는 거제, 제물을 흔들어 드리는 요제는 제사의 방법에 따른 구분입니다. 이외에도 서원하는 마음을 담아 드리는 서원제와 자원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드리는 낙헌제, 매년 마다 정기적으로 드리는 매년제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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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갈 사실을 전제하여 기록하고 있는데 문맥상 다소 생뚱맞아 보입니다. 바로 전까지는(13~14장) 가데스 바네아에서 정탐대의 ‘가나안 정북 불가’ 보고를 들은 무리의 통곡과 환애굽 계책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하심이 기록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백성을 멸하고 모세를 새로운 시조로 하는 크고 강한 나라를 이루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14:12). 모세는 간곡하게 하나님을 설득하였고 하나님은 이를 들으시고 뜻을 돌이키셨습니다(14:20). 그런데 본문에서 뜬금 없이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착을 전제하여 제사를 어떻게 드려야 하는지를 기록하고 있어 의외입니다. 성경 저자가 가진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광야에서 삶을 마쳐야 할 출애굽 1세대를 대처하는 출애굽 2세대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확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록 저들의 부모는 가나안이 배제되었지만 그들과 맺은 약속은 유효하다는 하나님의 신실성을 보인 것으로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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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가나안에 들어갈 출애굽 2세대가 명심할 것이 있었는데 이방인에 대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너희 가운데 몸붙여 사는 외국인이나 대대로 너희 가운데 섞여 사는 사람들은, 주를 기쁘게 하는 향기로 불살라 바치는 제물을 바칠 때에는, 너희가 하는 것과 꼭같이 그렇게 하여야 한다.”(15:14 새번역). 하나님의 말씀은 인종이나 민족으로 제한할 수 없고, 그 은총 역시 일반입니다. 민족주의 요소가 강한 구약시대에도 하나님의 은총에는 편견과 차별이 없었습니다. “회중에게는, 너희에게나 너희 가운데 살고 있는 외국인에게나, 같은 율례가 적용된다. 이것은 오고오는 세대에 언제나 지켜야 할 율례이다. 외국인들도 주 앞에서는 너희와 같을 것이다 같은 법과 같은 규례가 너희에게와 너희 가운데 살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함께 적용될 것이다”(15:15~16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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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민족 신이 아니라 인류 신이십니다. 하나님은 유대인만의 편협한 신이 아니라 우주와 인류를 만드신 창조주이십니다. 그런 하나님을 제한하는 하는 일은 불경입니다. 내가 마뜩잖아 하는 이의 하나님이십니다. 내 대적의 하나님이기도 하십니다. 에스파냐의 낭만주의 화가 레오나르도 알렌자1807~1845가 <위대한 하나님>(1840~1845)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화폭에는 위대한 제도 종교가 있을 뿐 가난한 이들은 여전히 소외되어 있습니다. 크신 하나님과 위대한 종교는 동의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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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절망뿐인 광야 같은 세상살이에도 하나님의 계수함을 받은 자로서 희망의 삶을 잇는 형제와 자매에게 주님의 선한 이끄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모두의 하나님이시고, 그 모두 속에는 나와 다른 사고를 가진 이도 포함합니다. 크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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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50 내게 있는 모든 것을ehttps://www.youtube.com/watch?v=k_jON0Vb-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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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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