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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지도자의 자세
민수기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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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다가 난해한 구절이 나오면 가장 먼저 다른 번역본 성경을 찾아 읽습니다. <새번역>과 <공동번역>, 또는 <NIV>나 <KJV>는 적잖은 유익을 줍니다. 그래도 풀리지 않으면 원어 성경을 찾거나 주석서를 참조합니다. 의문이 풀리면 좋은데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그냥 넘어갑니다. 한참 지난 후에 다시 같은 본문을 대하는 경우, 앞서 씨름하던 의문들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에 이르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사실 민수기 17장에 언급된 열두 지파(17:2)는 실제로 열셋입니다. 요셉 지파가 므낫세 지파와 에브라임 지파로 분화되어 독립적인 지파를 꾸립니다. 광야 생활은 물론 행진 대열도 그렇고, 가나안 땅에 들어간 후 땅도 독립적으로 분배받습니다. 땅의 분배 과정에서 종교 직무를 맡은 레위 지파는 제외되어 다른 열두 지파에게만 분배하였습니다. 민수기 17장에 언급된 열두 지파가 므낫세 지파와 에브라임 지파를 요셉 지파로 통합한 결과인지, 아니면 ‘12’라는 수가 갖는 구원의 백성 출애굽 공동체의 총수인지, 그것도 아니면 요한계시록 7:5~8에서 단 지파가 등장하지 않는 것을 미리 내다본 예언적 기록인지 의아합니다(요한계시록에서는 에브라임 지파와 므낫세 지파는 요셉 지파로 통일을 이룹니다).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분명한 답도 모릅니다. 훗날 깨달음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냥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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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본문 경우도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로 이루어진 제사장과 레위 지파에게 종교 업무를 전적으로 맡겼습니다. 그런데 레위 지파와 제사장을 오늘 종교 지도자와 연관 지으려니 뾰족한 해석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 시절 아론과 그의 아들들로 구성된 제사장 직제와 레위인의 직무를 오늘 교회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할지의 문제입니다. 처음 아론으로부터 엘르아살로 이어진 대제사장은 주후 70년까지 약 1500년간 77대에 걸쳐 74명의 대제사장이 구속사의 등불 역할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장자에게 계승된 종신직인 대제사장직은 점차 무너져 돈과 권력에 치우치고 백성에게 고통을 주는 경우도 발생하였습니다. 신 ․ 구약 중간사에는 외세 통치자에 의하여 대제사장이 임명되는가 하면, 헤롯왕가 치하에서는 안나스의 집안에서 다섯 아들과 사위 등 7명의 대제사장이 35년간 그 직을 이어가며 주님을 십자가에 처형하고 그 제자들을 괴롭혔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대제사장 파니아스는 레위 지파도 아니었습니다. 이때 종교는 광대놀음이 되었고 참 제사장들은 제사 제도가 농락당하는 모습을 보며 눈물 흘리며 비통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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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을 제사 제도의 완성으로 보는 기독교로서는 초대교회 이후 사도와 속사도와 교부가 그 중심에 서서 교회를 이끌었습니다. 밀라노칙령(313)으로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끝난 후 교회는 급속히 제도화되어 오늘에 일렀습니다. 교회 정치와 제도와 신학이 말끔해진 현대 교회에서 전적 헌신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를 도모하는 이들이 과연 순전한 자세를 갖고 직무에 임하는지 스스로 돌아볼 일입니다. “이와 같이 너희는 성소의 직무와 제단의 직무를 다하라 그리하면 여호와의 진노가 다시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미치지 아니하리라”(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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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절망뿐인 광야 같은 세상살이에도 하나님의 계수함을 받은 자로서 희망의 삶을 잇는 형제와 자매에게 주님의 선한 이끄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순전한 교회 지도자를 통하여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한없이 부족한 이 종에게도 그 은혜 주시기를 간절히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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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333 충성하라 죽도록 https://www.youtube.com/watch?v=_RmsTC2fH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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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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