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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
민수기 31: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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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화론을 의심합니다. 진화론이 우주의 시작과 인류의 기원에 대하여 과학의 방법으로는 매우 근사한 답을 냈는지는 모르지만, 그것도 하나의 설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적 진리란 언제 어디서나 입증되어야 하는데 진화론은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가설이 전제된 하나의 이론일 뿐입니다. 게다가 나는 과학적 진리만 유일한 진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과학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많지만, 과학으로 풀 수 없는 일들이 더 많습니다. 종교가 겸양할 때 세상에 유익을 주듯 과학이 좀 더 겸손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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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도 과학의 자리가 있습니다. 과학은 보편적 진리와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하는 지식의 체계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 또는 신학은 미신이나 맹신이 아닙니다. 무조건 믿고 보자는 맹목의 신념 체계가 아닙니다. 신앙하는 방법에는 논리와 근거 등 과학적 방법이 필요합니다. 나는 성경을 읽을 때 과학과 긍정의 원칙으로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내가 잘 이해하지 않거나 난해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동안 교회에서 배운 바를 긍정하며 성경의 큰 줄기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금 깨닫지 못하는 부분은 훗날 깨달음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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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 말씀은 불편합니다. 이스라엘 12,000명의 용사가 미디안과 싸워 얻은 전리품이 상당합니다. 양이 675,000 마리, 소가 72,000 마리, 나귀가 61,000 마리입니다. 뿐만 아니라 가임 가능한 여자가 32,000명입니다. 이 모든 전리품의 절반은 전쟁에 참여한 자에게 주어졌고, 나머지 절반은 백성에게 돌렸습니다. 군인이 받은 전리품의 오백분의 일은 하나님께 바쳤고, 백성은 오십분의 일을 레위인에게 돌렸습니다. 전리품 배분의 원칙이 정확하다 보니 군인들과 백성 사이에 불평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군대의 지휘관들이 패물을 모세에게 가져와 회막에 두어 이스라엘의 기념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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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1809~1882)이 발표한 《종의 기원》(1859)은 생물학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 더 열광한 이들은 사회진화론자들이었습니다. 영국의 사회학자 허버트 스펜서(1820~1903)는 생물진화론의 자연선택과 약육강식의 원리를 적자생존이라며 사회, 경제, 정치 해석의 방법으로 활용하였습니다. 당시 서구열강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에 많은 식민지를 두고 수탈을 일삼았습니다. 진화론의 논리가 그들에게 면죄부는 물론 악의 당위성을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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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전리품 분배 장면을 읽으면서 이스라엘의 승리가 얼마나 대단하였는가를 상상하는 것은 본문의 문맥이 아닙니다. 진화론의 약육강식 원리와 하나님 백성의 미디안 침탈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힘과 힘의 대결에서 승리한 강자가 약자를 임의로 처분하는 방식을 통해 하나님은 어떤 교훈을 주시는 걸까요? 정착할 새로운 땅의 정착에 대한 열망과 자신감쯤으로 이해해 봅니다. 하나님께서 땅의 부패한 주인을 바꾸신다는 ‘땅 신학’으로 적용해보기도 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향한 행진을 물리적, 또는 정신으로 가로막는 일체의 행동을 용서하지 않으신다는 하나님의 의지 정도로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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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전리품 분배 장면을 읽으면서 이스라엘의 승리가 얼마나 대단하였는가를 상상하는 것은 본문의 문맥이 아닙니다. 진화론의 약육강식 원리와 하나님 백성의 미디안 침탈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힘과 힘의 대결에서 승리한 강자가 약자를 임의로 처분하는 방식을 통해 하나님은 어떤 교훈을 주시는 걸까요? 정착할 새로운 땅에 대한 열망과 자신감쯤으로 이해해 봅니다. 하나님께서 땅의 부패한 주인을 바꾸신다는 ‘땅 신학’을 적용해보기도 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향한 행진을 물리적, 또는 정신적으로 가로막는 일체의 행동을 용서하지 않으신다는 하나님의 의지로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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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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