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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와 갈렙
민수기 33:50~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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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 가나안 진입을 코앞에 둔 출애굽 공동체 이스라엘에서 특별한 사람이 둘 있습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입니다. 이 두 사람은 출애굽 1세대가 다 광야에서 삶을 마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가나안 땅 진입을 허락받았습니다. 모세와 아론조차 들어가지 못한 약속의 땅을 밟는다는 사실은 매우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특별한 배려입니다. 그리고 출애굽이 갖는 가치와 의미가 이스라엘 다음 세대에 순전히 이어져야 한다는 역사의 당위성이기도 합니다. 더하여 여호수아와 갈렙이 평소에 보인 온전한 믿음과 충성스러움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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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는 모세의 후계자 지위를 가졌습니다. “너희에게 유산으로 땅을 나누어 줄 사람들의 이름은, 제사장 엘르아살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이다”(34:17 새번역). 여호수아는 각 지파가 나누어 받을 땅에 대한 총책임자가 되었습니다. 요즘처럼 민주적인 방식으로 지도자가 되지는 않았으나 여호수아의 지도력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모든 백성이 그의 사람됨과 지도력을 익히 보아온 바였기 때문입니다. 지도자란 번갯불에 콩 튀듯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하거나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가 없는 미래는 없습니다. 지도자란 지난날 이어온 삶의 궤적으로 미래를 희망있게 하는 존재입니다. 과거가 존재하지 않고 등장한 지도자는 백성을 혼란에 빠트릴 위험이 큽니다. 오래 익은 장맛처럼 백성과 일체감을 신뢰감을 쌓은 지도자가 좋습니다. 여호수아를 모세와 견줄 것은 아니더라도 모세의 지도력에 반기를 드는 이가 종종 있었으나 여호수아에게 대거리하는 자는 없었으니 그의 지도자다운 품격이 칭찬할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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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는 이스라엘 9지파와 반쪽 지파에게 명령하여 지파의 대표를 뽑도록 하였습니다. 유다 지파가 가장 먼저 거명되는데 아마도 다른 지파보다 먼저 대표자를 뽑았거나 유다 지파의 역량이 가장 우월하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어쨌거나 유다 지파의 대표로 뽑힌 이는 여분네의 아들 갈렙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갈렙을 정통 유대인이 아니라 ‘그니스 사람’(수 14:6)으로 소개합니다. ‘그니스 사람’의 정체에 대하여서 단언하기가 곤란하지만, 대개 갈렙을 귀화한 이방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가 이스라엘의 유력 지파인 유다 지파의 대표가 되었다는 점은 두 가지 사실을 전제합니다. 하나는 귀화에 성공한 갈렙의 노력,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귀화인이라도 자기 지파의 대표로 뽑는 유다 자손의 개방성입니다. 갈렙도 탁월하고, 유다 지파도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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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그니스’가 비 이스라엘인이 아니라 정통 유다 지파의 한 가문이라 하더라도 갈렙의 미담이 흐려지지는 않습니다. 갈렙은 새로운 지도자 여호수아에 버금가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경쟁자가 아니라 조력자였습니다. 하나님의 배려와 선택을 통하여 여호수아와 함께 약속의 땅을 밟는 특별인이 되었으나 여호수아와 같은 대우 받기를 청하거나 탐하지 않았습니다(수 14:6). 늘 낮은 자리에서 자신에게 품부된 삶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갈렙에게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품성을 배웁니다. 오늘 우리에게 절실한 지도자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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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절망뿐인 광야 같은 세상살이에도 하나님의 계수함을 받은 자로서 희망의 삶을 잇는 형제와 자매에게 주님의 선한 이끄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세계는 지도자 문제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직하고 신망있고 미래를 여는 지도자를 여전히 갈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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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246 나 가나안 땅 귀한 성에 https://www.youtube.com/watch?v=JbLuLEHCldoQ
2023. 5. 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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