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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일기136-5.16】 학독에 꽃
비학산 올라가는 길 맨 마지막에 있는 꼭대기집은 담이 없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마당을 지나간다. 그런데 꽃을 좋아하는 분들이 사는 집이라 사시사철 꽃이 핀다. 그중에 현관에 ‘학독’이 하나 있고 물을 반쯤 채워서 항상 꽃송이 몇 개를 동동 띄워놓는다.
그 모습이 참 운치 있다. 옛사람들은 그렇게 물에 꽃을 띄워 운치를 즐기는 삶을 살았다. 자신이 자연의 한 부분임을 잊지 않겠다는 뜻이고, 세파에 흔들리는 인생 덧없음을 일깨운다는 뜻이다.
고려 말 문신 조운흘은 고려가 조선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고 滿溪流水泛花來(만계유수범화래)라, 가득한 시냇물에 꽃잎 줄줄이 떠 오네. 라고 했다.
오래전 햇볕같은집을 할 때 마당 한쪽에 투가리 하나 놓고 꽃잎을 띄웠더니 오는 사람들마다 사진을 찍던 기억이 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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