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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보와 티끌

가족글방 최창섭 장로............... 조회 수 22 추천 수 0 2023.05.29 20: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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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보와 티끌

지동설이 진리로 밝혀지기 전까지는 천동설이 진리였다. 그러나 지동설이 과학적으로 옳은 것으로 판명된 후 천동설은 가짜 진리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분명한 건 진리는 하나이지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복의 근원 이기에 복을 주시는 분이지 복을 받도록 빌어 주는, 즉 축복해 주는 분이 아니라는 게 진리다. 그래서 필자가 소유하고 있는 우리말 버전 열네 권 가운데 열세 권은 모두 창 12:3을 "내가 너를 축복하는 사람에게 복을 주고"로 썼다. 다만 2009년에 초판을 발행한 히브리어직역성경은 축복과 복을 같은 의미로 사용한 지 오래 지나 발행한 성경 이어서 "너를 축복하는 자를 축복하고"로 썼고, 2006년에 발행한 우리말비전성경이 창 27:27에서 이삭이 야곱을 축복할 때 "여호와께서 축복하신 들의 향기로구나."로 써서 오역했다.

 

문제는 하나님이 복의 근원 이기에 복을 주시는 분이지 복을 빌어주시는 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목회자들을 포함해 거의 모든 교인이 다 "하나님 축복해 주시옵소서",  즉 하나님께 복 빌어 달라고 기도한다. 아니 정확히는 목회자들이 그렇게 기도하니까 교인들도 따라서 그렇게 기도한다. 하나님이 누구에게 복을 빈다는 말인가? 어처구니없고 황당무계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쉽게 "하나님 복 내려주시옵소서"라고 하거나, 아니면 가톨릭처럼 "하나님 강복해 주시옵소서"라고 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세상 언어 관습과 가톨릭에서 사용하는 언어이니까 개신교에서 써서는 안된다는 논리 인지는 모르지만 굳이 "하나님 축복해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한다. 잘못하는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는[출 23:1] 용서받지 못할 성령 모독죄다.[막 3:29]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예배 드리는 건물은 집 당(堂) 자를 써서 예배당이다. 필자의 기억에 1950년대 중반까지는 그렇게 불렀다.

지금도 예배당 간판이 있는지 모르지만 몇 년 전 충청도 오지에 갔을 때 "00예배당" 이라는 간판을 보고 정감을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던 게 무슨 까닭인지 알 수 없으나 교회로 둔갑했다. 성경에서 교회라는 말이 처음 나오는 곳은 마 16:18이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할 때, 예수님이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면 죽음의 세력이 그 교회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한말에서 비롯되었다. 여기서 교회로 번역한 헬라어 "에클레시아"가 "부름받아 나온, 택함받은" 등의 뜻으로, 건물을 말하지 않고 "모임, 공동체"를 뜻한다. 목회자들이 이 사실을 모를 리 없을 텐데 왜 예배당을 교회로 고집하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리고 교회 건물을 신축할 때는 예외 없이 교회 건축이 아니라 교회가 성전으로 한 번 더 둔갑한다. 필자가 미루어 짐작하기는, 교회 건물을 신축할 때 성전 건축이라고 하는 이유는, 교인들에게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거룩한 집이라는 강박관념을 갖게 해, 보다 적극적으로 건축 헌금에 동참하게 하려는 의도로 추측한다.

 

그런데 아무데나 크게 짓기만 하면 다 성전일까? 주지하는 대로 성전은 예루살렘에만 있었고, 그 크기는 길이가 약 12m, 너비는 약 9m, 높이는 약 13.5m에 지나지 않는다.[대하 3:3,4] 이런 작은 건물을 예배당 용으로 사용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예루살렘에 처음 지은 솔로몬 성전도, 두번째로 지은 스룹바벨 성전도 다 허물어지고, 지금 그 자리에는 이슬람교의 사원인 횡금돔 사원이 세워져 1300년 넘게 버티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다시 성전을 지으려는 유대교와 이슬람교 4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마호메트가 계시를 받기 위해 승천한 곳으로 본다) 황금돔 사원을 死守하려는 이슬람교의 대치로 3차 세계 대전의 화약고가 되었다. 그런데 이 나라에는 성경에 나오는 성전과는 모양이 전혀 다른 성전이 부지기수다.

 

가톨릭에서는 미사 드리는 건물을 지을 때 성전 이라고 하지 않고 성당 이라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개신교 목회자들이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사람은 겉모양을 보지만 하나님은 속마음(중심)을 보신다.[삼상 16:7] 따라서 예배당 건물을 신축할 때 건축 헌금을 많이 바치게  하려는 의도로 교인들을 현혹시키지 말고, 그저 진실하게 "교인들이 많이 늘어나 새 건물을 지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건물을 짓는 것이니 여러분 모두 십시일반하는 마음으로 건축 헌금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면 될 일이다.

 

최근에 성당에 다니는 한 친구가 나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최 장로, 유튜브에서 어떤 목회자가 가톨릭을 기독교의 이단이라고 하던데 그래도 되는 거야?" 평소에 필자가 지니고 있던 생각을 담담히 말했다. "일반 교인이 성경에 근거해서 그렇게 말한다면 몰라도, 목회자가 열린 공간에서 그렇게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 목회자들에게도 이단적인 요소가 있거든." 

 

그 이단적인 요소란 첫째, 모두에 언급한 대로 목회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하나님을 복이나 빌어주는(축복해 주는) 신으로 폄훼한다는 거다. 성경을 고치기 전에는 무슨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종교개혁주일마다 외치는 "성경으로 돌아가자"라는 말이 탁상공론이기 때문이다.

둘째, 예배당 건축을 성전 건축이라고 하는 것도 필자의 견해로는 이단적인 요소다.

셋째, 이단적인 요소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으나 가톨릭 사제들은 사도 바울의 권유에 따라 童貞을 지키며 복음을 전하는데 반해, 개신교 목회자 대부분은 가정과 목회를 병행하기 때문에 목회에 전념할 수 없는 구조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다. "결혼한다고 해서  죄를 짓는 건 아니지만, 가장의 신분으로 목회를 하면 주님의 일에 전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결혼하지 않는 게 더 잘하는 일입니다.[고전 7:28,32,38]"

 

세상 사람들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고 해서 목회자들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필자의 견해다. 물론 목회자도 사람이기에 똥 묻은 개가 똥 묻은 개 나무라고, 겨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랄 수는 있겠으나, 개신교 목회자가 가톨릭을 이단이라고 단정하려면 최소한 내 눈의 들보는 빼고 그렇게 말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하지 않고 가톨릭을 이단이라고 단정하는 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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