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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강한 우리는…
로마서 1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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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강한 우리는 믿음이 약한 사람들의 약점을 돌보아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에게 좋을 대로만 해서는 안 됩니다”(15:1 새번역). 신학도의 길을 걸으면서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본래 그리스도교는 화해의 가치를 다른 무엇보다 우선합니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화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평화, 그리고 자신과 자신의 화목을 매우 중요한 신앙 가치로 다룹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에 담긴 함의가 바로 화목의 은총입니다. 그런데 한국교회 안에는 늘 반목과 대립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때를 정확하게 짚을 수는 없지만 한국인이 교회 지도자로 발돋음 하는 시기부터 그런 조짐이 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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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룡(1897~1978)은 평안북도 벽동 출신으로 평양 숭실대학과 중국 금릉대학, 미국 프린스턴신학교, 그리고 남침례신학교에서 공부하였습니다. 1928년에 귀국하여 1930년부터 평양신학교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이눌서(윌리엄 레이놀즈, 1867~1951) 선교사에 이어 보수주의 정통신학에 기반하여 조직신학을 가르쳤습니다. 김재준(1901~1987)은 함경북도 아오지 출신으로 일본 아오야 마가쿠인(靑山學院), 미국 프린스턴신학교, 웨스턴신학교에서 비교적 진보적인 신학을 하였습니다. 귀국하여 평양신학교 기관지 <신학지남>에 기고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박형룡은 <신학지남>이 정간(1940)되기까지 70편의 논문을 게재하면서 보수신학을 소개한 데 비하여 김재준은 1935년을 끝으로 7회에 불과하였습니다. 이는 김재준의 신학에 대한 박형룡의 견재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박형룡은 진보 신학과 싸운 정통 보수주의 신학자로, 김재준은 보수신학과 싸운 진보주의 신학자로 평가합니다. 두 신학자의 이런 모습과 평가가 낯 뜨겁습니다. 나만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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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들어온 초기 선교사들은 선교지역을 분할하여 활동하므로 불필요한 인적 물적 낭비를 줄이고 복음 전도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였습니다. 특히 ‘장로회 공의회’는 선교지 분할을 포함하여 한국에 하나의 장로회를 세울 것을 천명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1903년에 미국 북장로회는 평안도와 황해도와 경상북도를, 미국 남장로회는 제주도를 포함하여 전라도와 충청도를, 캐나다장로회는 함경도를, 호주장로회는 부산과 경상남도를 맡기로 하였습니다. 그 후 미국 북감리회와 미국 남감리회도 이 원칙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순수한 동기는 해당 선교부의 신학 색채와 지방색, 그리고 인간의 죄성에 의하여 크게 훼손되어 교권 대립과 교회 분열의 단초가 되었습니다. 함경도 사람과 평안도 사람이 반목하고, 경상도 사람과 전라도 사람이 대립하여 한국교회의 고질병이 되었습니다. 잘못 배운 신학 태도가 대물림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장로교단 분포를 보면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속 좁고 성질 급한 밴댕이 같은 자세가 과연 우주적인 하나님을 신앙하는 자의 모습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금 다른 생각을 수용하지 못하는 이들이 과연 하나님 나라는 수용할 수 있을까요? 강한 믿음은 결코 남을 배척하지 않습니다.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께서, 믿음에서 오는 모든 기쁨과 평화를 여러분에게 충만하게 주셔서,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여러분에게 차고 넘치기를 바랍니다”(15:13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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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의 기초가 흔들리는 세상살이에서도 변함없는 믿음의 길을 따라 오롯이 사는 주님의 백성에게 반석이신 주님의 안전 보장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믿음이 약한 자라도 넉넉히 수용하는 좋은 믿음의 사람이 되겠습니다.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미워하지 않는 마음을 갖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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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455 주님의 마음을 본받는 자thttps://www.youtube.com/watch?v=z3XkvZOQZ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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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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