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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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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의 거룩한 행진
로마서 1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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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뛰어난 재능 가진 사람을 요구합니다. 천재의 등장을 열광하고 영재를 찬양해마지않으며 영웅의 등장에 환호합니다. 이런 세상에서는 보통 사람이 살기가 불편합니다. 더구나 다른 이에 비하여 여러 조건에 차이가 있는 이들은 더 힘겹습니다. 좋은 세상이란 능력 가진 이가 자기 재능을 마음껏 뽐내며 자랑하는 세상이 아니라 누구든 서로 어울려 품부 된 삶을 경축하는 세상입니다. 남보다 뛰어난 재능으로 잰 체하지 않으면서도 조금 취약한 조건 때문에 낙심하지 않는 세상 말입니다. 나는 하나님의 나라가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세상을 실험하는 장소가 교회입니다. 잘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어울려 아름다운 세상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교회 안에서도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 두각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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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이요 우리의 자매인 뵈뵈를 여러분에게 추천합니다. 여러분은 성도의 합당한 예절로 주님 안에서 그를 영접하고, 그가 여러분에게 어떤 도움을 원하든지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많은 사람을 도와주었고, 나도 그에게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16:1~2 새번역). 바울이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뵈뵈를 추천하는 장면이 아름답습니다. 이어서 바울은 브리스가와 아굴라를 포함하여 많은 동역자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문안을 요청합니다. 가슴 뭉클한 장면입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바울의 이방인 선교가 가능했습니다. 만일 바울 곁에 그런 이들이 없었다면 바울은 물론, 바울의 이방인 복음 사역도 없었을 것입니다. 바울이 당당하게 하나님 나라 일을 할 수 있었던 동력이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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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의 일이란 개인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효율성이라는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연필 한 자루를 깍는 데 혼자 하면 1분이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하면 10분이 걸리고 세 사람이 하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는 효율성이 아니라 협력성에 있습니다. 얼마나 빨리 많이 하느냐보다 함께 즐겁게 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교회의 음악은 독창이 아니라 합창입니다. 개인의 장기를 자랑하는 곳이 아닙니다. 교회는 어울림이 강조되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가 잘난 사람이 가는 나라가 아니듯 교회는 조화를 연습하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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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한 마리가 이끄는 양 백마리가 양 한 마리가 이끄는 사자 백마리를 물리친다.” 리더십에 대란 아랍의 속담입니다. 지도자의 철학과 안목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지도자 못지않게 구성원의 조화와 협력이 중요합니다. 아랍 속담에서 왜 사자 백마리가 양 백마리를 이기지 못하는 걸까요? 리더십 못지 않게 구성원의 순종과 연대와 협력이 주요한 요인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어린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자’(계 14:4)들의 나라 아닌가요? 양 백마리가 사자 백마리를 이기는 그 세상을 꿈꿉니다. 그 나라는 영웅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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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십시오.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여러분에게 문안합니다”(16:16). 민족의 평화와 일치를 기도하는 나는 이 말씀이 특별히 북한에 존재하는 주님의 백성에게 전해지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동포 여러분, 조금만 참으십시오. 복음 들을 날이 곧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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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의 기초가 흔들리는 세상살이에서도 변함없는 믿음의 길을 따라 오롯이 사는 주님의 백성에게 반석이신 주님의 안전 보장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제게도 뵈뵈같은 동역자가 있었고, 브리스가와 아굴라, 에베네와 마리아와 안드로니고와 유니아와 암블리아와 우르바노와 스다구와 아벨레 등 좋은 벗을 주셨습니다. 아름다운 벗들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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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475장 인류는 하나되게 https://www.youtube.com/watch?v=aK12c4E_l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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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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