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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든다는 것
사막지역의 사람들은 태양을 몹시 두려워한다. 그곳의 태양에 준비 없이 노출되면 죽을 수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태양의 위대함을 알고 태양의 고마움을 알지만 태양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고마운 존재를 섬기는 것이 아니라 두려운 존재를 섬긴다. 태양을 고마운 존재로 아는 우리는 태양을 신으로 섬기지 않지만 사막지역의 사람들은 두려운 태양을 신으로 섬긴다.
우리나라에는 어디를 가도 물이 있고 어디를 가도 그늘이 있어서 결코 하나의 길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그러나 태양이 작열하는 사막에서는 길이 하나다. 다른 길은 없다. 다른 길로 가면 그늘을 만나지 못하고 물도 만나지 못한다. 이런 자연환경에서 유일신 신앙이 만들어졌다. 다양성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사막종교들은 배타성도 강하다. 저항할 수 없는 태양의 위력 앞에 사막의 나라 이집트에서 태양신 신앙, 유일신 신앙이 태동되었다. 성탄절은 태양신의 생일인 12월 25일에 덧씌운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태양의 위력을 실감하고 태양을 두려워하는 때가 요즈음이다. 뜨거운 태양과 그로 인한 무더위 속에 힘 자랑 할 수 없다. 마치 개(犬)가 사람(人) 앞에 엎드리듯이(伏)태양의 위력 앞에 굴복하는 때다.
겨울은 추워야 하고 여름은 뜨거워야 한다. 너무 덥다고 투덜거리는 사람은 철이 덜 든 이다. 여름이 더워야 농사가 잘되는 것을 알기에 철든이는 더위를 고마워한다. 계절의 변화를 아는 철만 들 것이 아니다. 인생의 때를 아는 철이 들어야 하고 역사를 아는 철도 들어야 할 것이다. 훌륭한 농군은 계절의 철이 든 이다. 인생의 철이 들고 역사의 철이 든 이가 성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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