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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도를 아십니까?’라며 질문하는 이들이 거리에 있었다. 요즘은 ‘과학을 믿습니까?’가 나올 법한 세상이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를 방류하는 일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보고서를 내 입장을 밝혔다. 오염수의 안정성을 밝히는 문제라면 원자력 과학자가 아니라 해양과학자나 생물물리학자, 생화학자가 나서야 하는 게 아닌가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과연 그 보고서가 과학적인가에는 여전히 의심이 소지가 많다. 과학자가 만들었으니 과학적일 것이라는 주장은 과학이 아니라 믿음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며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는 일본의 무책임한 행태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에 대하여 괴담을 퍼트리는 자라고 겁박하고 ‘왜 과학을 믿지 못하느냐’고 비아냥거린다. 과학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과학적이지 않는가? 게다가 보고서는 “이 보고서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https://bit.ly/IAEA_korean)고 했으니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도 전쟁을 대비하여 설계한 원자로는 없다. 이렇게 허술한 게 과학이다. 합리적인 과학에 합리성을 발견할 수 없다.
과학은 보통 자연과학을 지칭하지만 본래 이성의 영역이다. 논리와 증명에 의해 보편적인 진리와 법칙을 발견하는 체계적인 지식이다. 자연과학은 반드시 인문학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괴물이 된다. 과학에 하나의 답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비과학적이다. 하나의 보고서만 들고 ‘이 주장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 무지이거나 과학 신앙에 경도되었기 때문이다. 과학이라는 야만에 속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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