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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왕후에게
예레미야 13:15~27
중학교 도덕 시간에 난사람, 된사람, 든사람’이란 주제로 공부하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난사람이란 재주가 있어 출세하여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이고, 된사람이란 인품이 탁월하고 덕망을 고루 갖추어 됨됨이가 훌륭한 사람이며, 든사람이란 머리에 지식이 많은 박학다식의 사람입니다. 나고 되고 든 사람이 이상적인 사람이라고 배웠습니다. 한 세대가 훌쩍 지난 지금은 돈사람과 쥔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하였습니다. 머리끝까지 돈독이 오른 돈사람, 복사 논문으로 학위는 물론 권력까지 틀어 쥔사람이야 말라 ‘◯사람’의 끝판왕입니다. 못난 사람이 난 체하고, 되지 못한 사람이 된 체하고, 텅 빈 사람이 든 체하는 세상에서 진짜 난 사람과 든 사람과 된 사람은 할 말을 잊고 침묵합니다. 주체하지 못한 욕망에 사로잡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과 권력을 한 손에 틀어쥔 자들이 안하무인처럼 득세할 때 예언자가 해야 할 외침이 있습니다.
“너는 저 왕과 왕후에게 전하여라. 왕의 자리에서 내려와서 낮은 곳에 앉으라고 하여라”(13:18 새번역).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에게 주신 이 말씀은 왕과 왕후에게 전하는 경고입니다. 믿었던 동맹국은 적이 되어 유다를 침공하므로 왕권은 무너질 것입니다. 백성은 포로로 잡혀갈 것입니다. 하나님이 끌어내리기 전에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스스로 내려와 하나님의 처분을 겸손히 기다려며 자비를 기다려야 합니다. 부도덕한데다가 무책임하고 역사의식은 물론 민족애도 없고 무당과 미신을 존중하며 뻔뻔하기까지 한 지도자 부부를 향하여 교회가 해야 할 당연한 말입니다. 하지만 오늘 대부분의 교회는 짖지 못하는 개가 되었고 교인들은 진리 따르미의 길을 외면한 채 일신일가의 복락만을 위하여 맘몬을 섬기면서도 주님을 따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최고 단점은 민주제도에 의하여 악이 선택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나치의 히틀러가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잡은 게 아닙니다. 기독교의 나라 독일 시민이 민주적 방법에 의하여 선출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민주제도가 정착된 나라의 헌법은 선출된 지도자가 자기 마음대로 권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된사람이라면 들 때와 날 때를 압니다. 그 자리가 자신이 앉아도 될 자리인지 아닌지는 그 자신이 가장 잘 압니다. 그 사실을 모르면 사람도 아니고, 알면서도 가만히 있으면 민족과 국가의 운명을 재미와 치기로 여기는 만성 소아병적 증세에 걸린 병자입니다. 무엇을 하겠다는 선한 의지도 없고, 무엇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철학도, 결기도 없습니다. 오직 권력을 누리고 그 정점에서 만인을 눈 아래 깔보는 골목대장이 되고 싶은 욕망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유럽의 17세기 왕권신수설이 대세이던 절대주의시대를 보는 듯합니다. 시대 인식이 처량하고 불쌍합니다. 이런 지도자를 보는 것도 이젠 지겹습니다. 부패하면 쫓겨나야 하고 잘못했으면 용서를 빌어야 마땅하고 무능하면 자리를 비워야 합니다. 예언자는 이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너는 음란하게 소리를 지르며 간음하고, 부끄러운 일들을 하였다. 나는 언덕과 들녘에서, 네가 저지른 역겨운 일들을 보았다. 부정한 예루살렘아, 너에게 화가 미칠 것이다. 언제까지 네가 그렇게 지내려느냐?”(13:27 새번역) 교만한 자가 세상을 호령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가 수치를 자랑하는 시대가 종말이라면 바로 지금이 종말입니다.
원하지 않은 일이 현실이 되는 시대에도 낙심하지 않고 주님만을 바라보는 하늘 백성 위에 주님의 다스림과 섭리가 함께 있기를 빕니다. 주님, 앗수르를 대항하기 위하여 손을 잡았던 바벨론이 유다의 올무가 될 줄은 몰랐듯 오늘 우리도 정의와 공정을 상실한 채 힘에 편승하다 같은 지경에 이를까 두렵습니다.
찬송 : 525 돌아와 돌아와 https://www.youtube.com/watch?v=2Hnip3qb7_8
2023. 8. 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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