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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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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직도 많은 국민이 1950년 6월 25일에 발발한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 때문에, 전쟁이 새벽에 갑자기 뻥하고 터지는 줄 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전쟁이 발발할 때는 다양한 '사전 징후'란 게 있다. 짧게는 수개월에 걸쳐 심화되는 전쟁 징후를 보고 전쟁이 실제로 일어날지 아닐지를 판단한다.
2. 한반도에서 전쟁이 실제로 일어날 것 같으면, 우리나라 내부적으로도 사전 징후가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첫째,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이 갑자기 대거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한국에 있는 미국인들은 평소 위기 상황이 초래하면 자기들끼리 어디에서 모여 어디로 이동해 어떻게 한반도를 떠날지에 대한 메뉴얼을 갖고 있다.
둘째, 전방에 거주하는 군인가족들을 모두 한반도 남쪽으로 이동시킨다. 군인가족들을 먼저 대피시키는 이유는, 그래야 군인들이 안심하고 전투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모든 행동은 '은밀히' 진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눈치를 못채고, 눈치를 못채야 사전에 대혼란이 벌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부아가 치밀 수밖에 없지만, 군대에서는그렇게 준비한다.
문제는 과연 실제로 전쟁이 벌어졌을 때 '메뉴얼' 대로 되느냐다. 메뉴얼대로 사태를 관리하려면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 경험과 지식이 충분한 노련한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다.
3. 새만금에서 열린 잼버리 대회가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충분히 예견되었던 결말이었다.
무려 3천 억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고도, 행사장 시설과 보안, 편의제공이 형편없었고, 참가자들은 마치 해병대 캠프 체험하듯이 극도의 고통을 겪었으며, 결국 영국과 미국 등이 앞다투어 캠프장을 떠나기로 하면서 파행으로 치달았다.
새만금에서 빠져 나온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을 먹여주고 재워줄 숙소를 찾느라 허둥지둥하고, 실제로 서울시내 거리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활보하는 타국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노라니, '무질서와 혼란'이란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고작 4만 명 남짓한 인원을 대상으로 한 캠프조차 못 감당하는 정부가, 전쟁이 나거나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과연 그 사태를 '질서 있게' 관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이 엄습하는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4. 사실 작은 사건사고에도 정부 전체가 허둥지둥거릴 것이라는 점은 얼마든지 에견된 일이었다.
첫째, 정권에 상관없이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된 국가의 위기 관리 역량이 압축된 청와대의 해당 시설과 인력을 모조리 없애버렸을 때부터 대한민국의 위기 관리 능력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둘째, 행정과 살림 경험이 거의 없는, 심지어 군대도 안 갔다 온 사람들이 정권의 요직을 장악했을 때부터 대한민국의 행정은 탁상공론으로 치달은 것과 매한가지였다.
셋째, 정권을 장악하는 최종 목표와 이유가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들 진영의, 그리고 자신들과 친한 사람들이 떡고물을 하나씩 챙기기 위한 전리품 획득 정도로 생각하는 정치관과 인생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국가의 힘 있는 자리를 독점한 상태에서 치밀하고 섬세한 행정 서비스를 기대한다는 것은 애당초 무리였다.
넷째, 정부가 제 몫을 못할 때 이를 견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과 종교계가 굴종과 협조로 일관하는 한, 앞으로도 이 문제가 개선될 여지는 없다 하겠다.
5. 다시 '사전 징후' 이야기로 돌아가서 말을 끝내자면,
현재 대한민국은 앞으로 국격과 국력이 추락하고 망조날 징후가 사방에 넘쳐난다.
심각한 저출생 문제가 그렇고,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공동체 담론이 사라진 것이 그렇고, 사회 분위기가 '강약약강'으로 치달으면서 각자도생의 철학이 몸에 배는 것도 그렇고, 땀흘려 일해서 정당한 대가를 얻는 대신 한탕으로 인생을 역전하려는 것도 그렇고, 그 와중에도 먹고 노는 일에만 진심인 것고 그렇고....아마 이렇게 10년 쯤 흘러가다 보면 어느날 세계 50위권 정도의 나라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지도 모른다.
사실 10년은 금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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