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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
열왕기상 9:10~28
솔로몬이 성전과 궁전을 짓는 일에 두로 왕 히람의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습니다. 백향목과 잣나무 등 목재를 비롯하여 석재와 금 120 달란트를 보냈고, 대장장이 히람을 비롯하여 많은 인력을 제공하므로 성전과 궁전 건축의 숨은 공로자입니다. 뿐만 아니라 후에 솔로몬이 에시온게벨에서 배를 건조 할 때에는 배를 잘 아는 뱃사람들을 보내 솔로몬을 돕도록 하였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배는 오빌(정확한 위치는 확실하지 않으나 아라비아나 아프리카 지역으로 추정)에서 420 달란트의 금을 실어오므로 솔로몬의 창고를 부유하게 하였습니다. 두로 왕 히람은 자신의 통치 기간에 멀리 에스파냐를 식민지로 삼아 이스라엘과 함께 금과 은 등 귀금속과 진기한 동물을 실어와 솔로몬과 나눌 정도로 이스라엘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졌습니다(대하 9:21).
두로(페니키아)는 이스라엘이 가나안 정복 당시에 이미 견고한 도시국가를 갖춘 상태였습니다. 지중해를 발판으로 해양국가의 변모를 과시하며 키프로스와 이집트와 그리스와 아라비아, 멀리 에스파냐까지 식민지를 개척하고 옷감과 목재와 포도주와 노예무역을 통하여 국부를 이루었습니다. 뛰어난 항해술을 기반으로 아프리카 서안과 동인도까지 세력을 확장하였습니다. 그들의 교역품은 금과 은, 철, 주석, 납 등의 지하자원과 노예, 놋그릇, 말, 노새, 상아, 옷감, 산호, 과자, 꿀, 기름, 양털, 목재, 향료 등 다양하였습니다(겔 27:12~25). 두로 사람을 ‘존귀한 자’로 불렀고(사 23:8), 은을 티끌처럼, 금을 진흙처럼 비축하였습니다(슥 9:3). 다행히 이스라엘과는 우호적인 외교 관계를 유지하였습니다. 하지만 주전 8세기에는 강성하여진 앗수르에게 조공을 바칠 정도로 국운이 기울어졌고, 주전 6세기에는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때에 극도로 국력이 쇠약해졌습니다. 그러다가 주전 333년에 헬라의 알렉산드로스에게 멸망하였습니다.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두로 왕 히람과 친밀한 형제 관계를 유지한 일은 다행한 일입니다. 국경을 마주한 나라가 갈등 없이 잘 지내기가 어려운데 이스라엘과 두로가 우애의 관계를 유지한 일은 참 잘한 일입니다. 거기에 머물지 않고 이스라엘 국력의 상징과 같은 성전과 궁전 건축에 두로가 아낌없이 지원한 일도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이런 점을 고맙게 생각한 솔로몬은 이스라엘의 땅 일부를 히람에게 주었습니다. “두로의 히람 왕이 백향목과 잣나무와 금을, 솔로몬이 원하는 대로 모두 보내왔으므로, 솔로몬 왕은 갈릴리 땅에 있는 성읍 스무 개를 히람에게 주었다”(9:11). 그런데 히람이 이를 마뜩잖아하였습니다. “히람이 두로에서부터 와서, 솔로몬이 그에게 준 성읍을 보았는데, 그 성들이 마음에 차지 않아서, 나의 형제여, 그대가 나에게 준 성읍들이 겨우 이런 것들이오? 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그곳을 가불의 땅이라고 한다”(9:12~13). ‘가불의 땅’이란 ‘기쁘지 않은 땅’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세상사의 냉혹함을 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외교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을 믿음직한 우방국으로 생각합니다만 미국이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우리 편을 들지는 않습니다. 이웃 나라와 척짓는 일도 극도로 삼가야 하지만 맥락을 무시하고 사대주의에 빠지는 일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이웃 나라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기를 빕니다. 일본이 됐든, 중국이 됐든, 아니면 미국이 됐든 서로 적대시하거나, 편을 가르거나, 국익이 갈등에 이르지 않는 섬세하고 유연한 외교가 전개되기를 바랍니다.
찬송 : 333 죽도록 충성하라 https://www.youtube.com/watch?v=_RmsTC2fHcA
2023. 9. 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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