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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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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라”
열왕기상 14:21~31
시간은 흐르기 마련입니다. 정지된 시간은 없습니다. 아마도 정지된 시간이 있다면 그것은 지옥일 것입니다. 이스라엘 10지파의 지지를 받아 북 왕국의 왕이 된 여로보암도, 솔로몬의 아들이지만 그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선왕의 영광을 다 까먹은 르호보암의 시대도 모두 저물었습니다. 여로보암은 22년간 북 왕국 이스라엘의 왕으로 있다가 죽어 그의 아들 나답이 왕이 되었고(20), 르호보암은 17년간 왕위에 있다가 죽어 그의 아들 아비얌이 왕이 되었습니다(31). 한 시대가 가고 다른 시대가 왔습니다. 새로운 시대는 과연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성경에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전해오는 말 가운데 어느 날 다윗이 세공 장인에게 ‘나를 위해 귀한 반지를 하나 만들라. 내가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기쁨에 취할 때 교만하지 못하게 하는 글자를 새겨 넣어라. 또 내가 큰 절망에 빠졌을 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글을 넣어라’고 하였습니다. 세공 장인은 오랫동안 정성을 다해 반지를 만들었지만, 적당한 글귀가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고민하던 세공 장인은 지혜롭기로 널리 알려진 왕자 솔로몬을 찾아가 도움을 구하였습니다. 이때 솔로몬이 귀띔해 준 글귀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였습니다. 반지를 본 다윗은 매우 만족했다고 합니다. 미국 시인 랜터 윌슨 스미스도 이런 내용을 자신의 시 <이 또한 지나가리라>에 담았습니다.
“끝없이 힘든 일들이/네 감사의 노래를 멈추게 하고/기도하기에도 너무 지칠 때면/이 진실의 말로 하여금/네 마음에서 슬픔을 사라지게 하고/힘겨운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나게 하라/이 또한 지나가리라.//너의 진실한 노력이 명예와 영광/그리고 지상이 모든 귀한 것들을/네게 가져와 웃음을 선사할 때면/인생에서 가장 오래 지속될 일도, 가장 웅대한 일도/지상에서 잠깐 스쳐가는 한 순간에 불과함을 기억하라/이 또한 지나가리라”
2022년 2월에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계의 화약고 가운데 하나로 불리는 한반도도 평안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였고, 이스라엘도 맞대응하여 이츨만에 수천 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지금도 교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동맹인 미국은 즉각 핵항공모함을 이동시켰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기약없이 이어지고 있는데 또 다른 전쟁이 발발하자 그렇잖아도 신냉전 분위기가 고조되는 때라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수없이 바뀌지만 인류가 꿈꾸는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발달한 문명과 평화를 밑절미로 하는 종교의 영향력이 커진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공멸을 향해 치닫는 인류의 무모함을 막을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한마디로 인간의 죄성 때문입니다. 죄에 젖은 인간은 평화를 지향하는 이들을 비웃고,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는 의인들을 무시합니다. 오직 힘과 쾌락과 물질 숭배에 몰두하느라 전쟁이 주는 아픔의 비인간성을 외면합니다. 오늘 본문은 르호보암의 죄를 열거하며 그의 어머니를 반복하여 거론합니다. “그 어머니의 이름은 나아마이며, 암몬 여자이다‘(14:21, 31). 마치 이방 출신 어머니 때문에 그가 더 실패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듯합니다. 모름지기 죄에는 뿌리가 있는 법입니다.
하나님, 그렇게 정의를 갈망하는데 세상은 더 불의해집니다. 공정을 기도하지만 불공평합니다. 평화를 염원하지만 여기저기서 전쟁이 있고, 이 땅에도 그 그늘이 짙습니다. 이때를 속히 지나게 하시고 감격과 감사와 희망의 새날을 맞게 하여주십시오.
2023. 10. 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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