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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열왕기상 15:9~24
“샘이 한 구멍에서 단물과 쓴물을 낼 수 있겠습니까?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무화과나무가 올리브 열매를 맺거나, 포도나무가 무화과 열매를 맺을 수 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짠 샘은 단물을 낼 수 없습니다”(약 4:11~12). 야고보 선생이 전하는 가르침을 통하여 우리는 근본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콩 심은 데서 콩 나고, 팥 심은 데서 팥이 나는 법입니다.
르호보암의 아들 아비야가 왕위에 올라 3년간 유다를 다스렸습니다. 두드러지게 한 일은 없고 자기 할아버지 다윗처럼 살지 않고 아버지 르호보암처럼 하나님께 전심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자기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북 왕국 왕 여러보암과 늘 분쟁하였습니다. 그리고 왕이 된 지 3년 만에 죽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아비살롬(압살롬)의 딸 마아가였습니다. 아비야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 아사가 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사는 자기 아버지 아비야나 할아버지 르호보암과 달랐습니다. “아사는 그의 조상 다윗과 같이 주님께서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였다”(15:11). 그는 성전의 남창들을 쫓아냈고, 우상을 없앴습니다. 주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한결같았지만 유다의 종교와 왕궁에 스며있는 모든 악을 제거하기에는 힘이 모자란 듯합니다. 아사의 중심을 이해하고 힘이 되어 거들어 줄 좋은 신하가 있었더라면 더 나은 선정을 실현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좋은 나라는 왕 한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닙니다. 특히 오늘과 같은 민주제도에서는 엘리트 지도자 한 사람이 필요하기보다 건강한 의식과 따뜻한 철학을 가진 집단 지성이 필요합니다. 한 사람 엘리트 지도자에게 의존하는 사회일수록 전제주의에 가깝습니다.
아사와 북 왕국의 새로운 왕 바아사 사이에는 선왕들이 그랬듯 여전히 갈등이 유지되어 전쟁이 그치지를 않았습니다. 바아사는 유다를 치러와서 국경 지역에 관문 라마를 설치하고 유다 통행을 막았습니다. 이때 아사는 이스라엘의 동맹국 다마스쿠스 왕 벤하닷에게 성전 곳간의 귀한 보물들을 보내며 이스라엘과 맺은 동맹을 깨고 유다 편에 서달라고 회유합니다. 벤하닷은 이를 받아들여 이스라엘과의 동맹을 파기하고 군사를 일으켜 이스라엘을 공격하였습니다. 놀란 바아사는 라마 건축을 중단하고 왕도인 디르사로 돌아갔습니다. 이틈을 타 아사는 라마 건축 재료들을 실어와 게바와 미스바를 보수하였습니다.
“예루살렘을 마흔한 해 동안 다스렸다. 그의 할머니는 아비살롬의 딸 마아가이다”(15:10). 아사는 41년 동안 유다의 왕으로 있었습니다. 그는 왕실의 모순을 혁파하기 위하여 할머니 마아가를 왕 대비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였습니다. 아마도 왕실 안에서 아사의 어머니보다 할머니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였던 모양입니다. 아사는 마아가가 만든 혐오스러운 우상을 토막 내어 불살랐습니다. 이 대목에서 깊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합니다. 콩 심은 데서 콩이 나는 법이지만 개천에서도 용이 납니다. 우상 숭배자인 할머니 마아가에게서도 평생 한결같은 마음으로 주님을 사모하는 정직한 왕 아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제 몸 하나의 입신양명과 영달을 위하여 민족을 배신하고 조국을 버린 자들의 후예들이 요즘 역사를 왜곡하고 가치와 지향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민족 배신자의 후손 중에서도 애국자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더러운 물도 흐르다 보면 정화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나님, 마아가는 우상 숭배자였습니다. 그래서 아들 아비야는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군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손자 아사는 하나님을 한결같이 사랑하는 왕이 되었습니다. 오늘, 민족 반역자의 자손 중에서 진정한 애국자가 나올 수 있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 희망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2023. 10. 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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