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한(恨)

묵상나눔 Navi Choi............... 조회 수 9 추천 수 0 2023.11.14 08:35:25
.........
한(恨)
욥기 10:1~22
“어매 어매 우리 어매/뭘 먹고 날 맹글었나/우리 어매 날 날 적에/죽순 나물 먹었던가/마디마디 육천 마디/마디마다 설움이네”
“논에 가면 갈이 원수/밭에 가면 바래기 원수/집에 가면 씨누 원수/세 원수를 잡아다가/참실로 목을 매어/범든골에 넣고지나”
전해오는 민요에서 한(恨)은 우리 민족의 숙명 같은 주제임을 느낍니다. 차별과 침략과 약탈과 전쟁과 가난과 억압 등 무엇하나 제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 대한 사무친 설움의 복합현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민족(韓民族)이 아니라 한민족(恨民族)입니다. 우리의 한은 원(怨)과 달리 공격성을 띠지 않아 다행이지만 내면화된 한은 인생을 치유 불가능의 절망을 끌어안고 살게 하여 더 슬픕니다. 한국인에게만 있는 병으로 화병이 있습니다. 미국정신의학회는 화병(Hwabyung)을 한국의 독특한 문화현상으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에 깊이 슴배어 있는 <아리랑> 역시 화병 환자의 비가(悲歌)입니다. 사무친 한이 만든 노래입니다. 화병의 증상은 밤에 잠을 못 자고 신경이 예민하여서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며 숨이 쉽게 차오르며 매사에 의욕이 없습니다. 두통과 소화불량이 있고 명치 끝에 꽉 막힌 듯하고 뜨거운 불덩이 같은 열이 가슴에 치솟는 현상이 있습니다. 울화와 분노가 치밀어 분이 삭여지지 않습니다. 화병 때문에 죽지는 않지만 낫지도 않습니다.
모름지기 오늘의 의학으로 욥을 진단하였다면 필시 한이 만든 화병이었을 것입니다. 욥은 하나님께 고난의 이유를 알게 하여 달라고 기도합니다. “나를 죄인 취급하지 마십시오. 무슨 일로 나 같은 자와 다투시는지 알려 주십시오”(10:2). 영문도 모른 채 당하는 고난이 두렵고 떨리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죄가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하나님이 알고 계시면서 악인들이나 받아야 할 고통을 주시는 이유를 가르쳐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무죄함을 반어법으로 질문하며 하나님의 주권을 고백합니다. “내게 죄가 없다는 것과, 주님의 손에서 나를 빼낼 사람이 없다는 것은, 주님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10:7) 욥은 자신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부모를 통하여 출생케 하시고 양육의 은총을 베푸셨습니다. 생명만 주신 것이 아니라 사랑도 주셨고 영혼을 보호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주님께서는 늘 나를 해치실 생각을 몰래 품고 계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내가 죄를 짓나 안 짓나 지켜 보고 계셨으며, 내가 죄를 짓기라도 하면 용서하지 않으실 작정을 하고 계셨습니다”(10:13~14). “주님께서 나를 이렇게 할 것이라면 왜 나를 모태에서 살아 나오게 하셨습니까? 차라리 모태에서 죽어서 사람들의 눈에 띄지나 않았더라면, 좋지 않았겠습니까?”(10:18)
기도는 절망에 처한 자가 희망을 찾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욥의 기도는 절망에서 절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욥의 질문에 하나님은 묵묵부답하십니다. 침묵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기는 하지만 이를 깨닫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엔도 슈사쿠는 《침묵》에서 “나를 밟아라. 나는 밟히기 위해 존재하느니라”고 하여 절망을 역설화합니다. 마음으로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몸으로 이해하기에는 버겁습니다. “나를 좀 혼자 있게 내버려 두십시오. 내게 남은 이 기간만이라도, 내가 잠시라도 쉴 수 있게 해주십시오”(10:20). 욥의 처지가 딱하고 안타깝습니다.
주님, 우리 민족은 한을 내면화하며 사는 일에 익숙하였습니다. 부당한 대우에 분노하기보다는 자기를 탓했습니다. 욥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고난에 이유를 묻듯 오늘 사회적 불의에 ‘왜?’라고 물을 수 있는 의지와 용기를 주십시오.
2023. 11. 14 화
402160291_24118234631124499_6183303286779501547_n.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54 묵상나눔 자기 잣대 file Navi Choi 2023-11-20 34
12353 걷는독서 [걷는 독서] 쾌락과 재미에도 file 박노해 2023-11-19 37
12352 가족글방 섶-아버지 집 file Navi Choi 2023-11-19 37
12351 묵상나눔 진리 편에 서는 일 file Navi Choi 2023-11-19 34
12350 걷는독서 [걷는 독서] 나의 가을은 file 박노해 2023-11-18 36
12349 묵상나눔 당당하게 file Navi Choi 2023-11-18 39
12348 걷는독서 [걷는 독서] 최선을 다하고도 결과가 좋지 않다 해도 file 박노해 2023-11-17 51
12347 묵상나눔 질문 없습니까? file Navi Choi 2023-11-17 34
12346 걷는독서 [걷는 독서] 내 인생의 진정한 소망이 있는가 file 박노해 2023-11-16 27
12345 묵상나눔 우정 file Navi Choi 2023-11-16 18
12344 걷는독서 [걷는 독서] 잘하라고 말하진 않겠다 file 박노해 2023-11-15 16
12343 묵상나눔 공감능력 file Navi Choi 2023-11-15 21
12342 걷는독서 [걷는 독서] 외부의 관심에는 조금 초연하게 file 박노해 2023-11-14 13
» 묵상나눔 한(恨) file Navi Choi 2023-11-14 9
12340 가족글방 선한 이웃으로 살아가기 김요한 목사 2023-11-14 18
12339 가족글방 아빠의 머그진 file 김동호 목사 2023-11-14 12
12338 자료공유 방언기도에 대하여 김용호 2023-11-14 23
12337 자료공유 생명수와 기적수 김용호 2023-11-13 15
12336 자료공유 사이비와 이단 김용호 2023-11-13 19
12335 광고알림 (무료) 크리스챤 싱글 모임&미팅과 파티/결혼특강에 초대합니다 행복크리스찬 2023-11-13 4
12334 광고알림 기독교인 결혼 배우자 만남 온라인 프로필 미팅 등록 안내, 기독교인 크 행복크리스찬 2023-11-13 5
12333 걷는독서 [걷는 독서] 가을 꽃은 드물어 file 박노해 2023-11-13 9
12332 묵상나눔 의인의 고난 file Navi Choi 2023-11-13 14
12331 걷는독서 [걷는 독서] 괜찮아 괜찮아 file [1] 박노해 2023-11-12 13
12330 가족글방 섶- 진실 file Navi Choi 2023-11-12 5
12329 묵상나눔 유일신 신앙의 위기 file Navi Choi 2023-11-12 9
12328 걷는독서 [걷는 독서] 시간이 갈수록 살아나는 것 file [1] 박노해 2023-11-11 11
12327 광고알림 광주-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file 강성룡 목사 2023-11-11 6
12326 묵상나눔 신성모독 file [1] Navi Choi 2023-11-11 18
12325 걷는독서 [걷는 독서] 행운은 성실함 속에 온다 file [1] 박노해 2023-11-10 15
12324 묵상나눔 고통, 앎과 삶의 괴리 file Navi Choi 2023-11-10 18
12323 걷는독서 [걷는 독서] 네 뒤에는 우리가 있어 file [1] 박노해 2023-11-09 10
12322 묵상나눔 친구란? file Navi Choi 2023-11-09 18
12321 걷는독서 [걷는 독서] 가을은 짧아도 file [1] 박노해 2023-11-08 24
12320 묵상나눔 징계와 고난 file Navi Choi 2023-11-08 21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