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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우문고읽기042] 전락 (알베르 카뮈)

[최용우책1044]

 

<책에서 한구절>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에서 그는 “작가란 역사를 창조하는 사람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지배를 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전락> p.11

 

<독서일기>

‘전락(轉落)이란 아래로 떨어졌다는 뜻인데, 더욱 나빠진 상태, 타락한 상태에 빠졌다는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카뮈의 마지막 작품(그는 갑자기 교통사고로 죽었다) 

<전락>은 재판관 겸 참회자인 변호사 클라망스의 고백이 소설을 이끌어간다. 누군가를 심판하는 자이면서 동시에 심판받는 자라는 카뮈 본인을 포함해 인간 본연의 양면성과 위선 등을 비판한다. 

서사적인 형식을 갖추면서도 강박적인 기억이 고백의 모습으로 연극의 형태를 띄고, 이러한 고백은 죄의 의식화 작업 즉 에세이적 성격을 띈다. <전락>은 에세이, 소설, 연극을 한 작품에 결합해보려는 작가의 야심이 구현된 작품이다. 카뮈는 클라망스의 입을 빌려 당대 사상의 고질적 병폐에 사로잡힌 인간의 형태를 비판적·풍자적으로 묘사했다. -최용우 

 

<책소개>

센 강에 뛰어내려 자살하는 여자를 구하지 않고 방조한 이후 '정상'에서 '지옥'으로 '추락'을 경험한 변호사 클라망스의 참회와 심판을 통해 카뮈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동시대를 살았던 사르트르를 포함한 프랑스 지식인의 모습, 나아가서는 비극의 세기라고 일컬어지는 '20세기'를 몸소 겪었던 동시대인들의 모습을 복합적으로 투영하고 있는 작품.

 

<저자>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1913년 알제리의 몽도비(Mondovi)에서 아홉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포도 농장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대전 중에 사망한 뒤, 가정부로 일하는 어머니와 할머니 아래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1918년에 공립초등학교에 들어가 뛰어난 교사 루이 제르맹의 가르침을 받았고, 이후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알제 대학 철학과에 입학한다. 카뮈는 이 시기에 장 그르니에를 만나 많은 가르침을 받는다. 

알베르 카뮈는 1942년에 《이방인》을 발표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으며, 같은 해에 에세이 《시지프 신화》를 발표하여 철학적 작가로 인정을 받았다. 또한 1944년에 극작가로서도 《오해》, 《칼리굴라》 등을 발표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 1947년에는 칠 년여를 매달린 끝에 탈고한 《페스트》를 출간해 즉각적인 선풍을 일으켰으며 이 작품으로 ‘비평가상’을 수상한다. 1951년 그는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반항하는 인간》을 발표했다. 이 책은 사르트르를 포함한 프랑스 동료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1957년에 카뮈는 마흔네 살의 젊은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며 이때의 수상연설문을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이끌어준 선생님에게 바쳤다. 삼 년 후인 1960년 겨울 가족과 함께 프로방스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낸 후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파리로 돌아오던 중 빙판길에 차가 미끄러지는 사고로 숨졌다. 사고 당시 카뮈의 품에는 발표되지 않은 《최초의 인간》 원고가, 코트 주머니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전철 티켓이 있었다고 한다. 《이방인》 외에도 《표리》, 《결혼》, 《정의의 사람들》, 《행복한 죽음》, 《최초의 인간》 등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