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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지혜
욥기 28:1~28
인간의 기술 발전과 문명의 속도는 놀랍습니다. 인류의 조상들은 수렵과 채집 경제에서 재배와 사육에 성공하므로 인간은 비로소 생산 경제에 들어서게 되어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농업혁명이라고 합니다. 강이나 바다 근처에 모여 살게 되었고 도시를 근간으로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1760년대에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도 놀라운 일입니다. 자본과 자원, 그리고 노동력을 근간으로 영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였고, 이를 계{기로 유럽은 농업 중심의 사회에서 산업 중심의 사회로 변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업혁명을 수행하는 과정에 많은 문제도 발견되었습니다. 공장의 출현과 도시의 발생으로 농촌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면서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산업재해가 무수히 발생하였고, 하루 18시간의 과도한 노동시간과 환경오염, 생태계의 파괴가 나타났습니다. 19세기 후반 전기와 석유 사용에 따른 중화학공업을 제2차 산업혁명이라 하며, 20세기 중반의 원자력 이용과 정보 통신 기술을 제3차 산업혁명, 그리고 오늘날 인공지능과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에 의한 제4차 산업혁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은을 캐는 광산이 있고, 금을 정련하는 제련소도 있다. 철은 흙에서 캐어 내며, 구리는 광석을 녹여서 얻는다.”(28:1~2) 사람들은 깊은 갱도 속에 들어가 광석을 캐냅니다. 아무리 단단한 바위라도 뚫고 진귀한 보석을 찾아냅니다. 아무리 깊은 바닷속이라도 각종 보물을 건져냅니다. 우주의 높은 창공에 깃든 비밀도 점차 밝혀내고 있습니다. 지식을 기반으로 한 인류의 경험이 이를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정보와 지식의 팽창 속도는 갈수록 크고 빨라집니다. 이제 세상에서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즈음에서 드는 질문이 있습니다. 지식이 한계를 모르고 발전과 성장이 매일 경신되는 세상에서 과연 사람은 행복할까요? 자신의 삶에 적이 만족하며 감사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하여 욥이 반어법으로 답변합니다. “그러나 지혜는 어디에서 얻으며, 슬기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28:12) “지혜는 금을 주고 살 수 없고, 은으로도 그 값을 치를 수 없다.”(28:15) 눈에 보이는 어떤 가치로도 지혜를 잴 수 없습니다. 그만큼 지혜는 고귀한 가치입니다. 지식이 제아무리 커도 지혜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대개 우리는 지식을 탐합니다. 경험과 교육을 통해 지식을 얻습니다. 더 많이 배워서 더 높이 성공하려고 애씁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만 진정한 성공이 지식으로 습득되지는 않습니다. 그에 비해 지혜는 삶을 판단하고 선택하게 하는 능력입니다. 옳고 진실하며 항구적이고 영적입니다. 지혜 없는 지식은 가능하지만, 지식 없는 지혜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지식은 몸가짐인 데 비하여 지혜는 마음가짐입니다. 지식은 편리를 추구하지만, 지혜는 가치를 창출합니다. 지식은 악을 위해 복무하는 경우도 있지만 지혜는 오직 선을 추구합니다. 지식은 남에게 아픔을 주기도 하지만 지혜는 모두를 행복하게 합니다. 지식은 기술이고, 지혜는 예술입니다. 기술로 사는 사람은 예술로 사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땅은 지식으로 살지만, 하늘은 지식만으로 살 수 없습니다. 욥은 단정해서 말합니다. “주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요, 악을 멀리하는 것이 슬기다.”(28:28)
주님, 세상살이에는 지식이 필요합니다. 적절한 지성 위에 온전한 지혜를 더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악에 복무하는 지식은 폐하여 주시고, 주님의 나라와 그 의를 추구하는 지혜를 확장시켜 주십시오.
2023. 12. 3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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