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
백인들은 사회진화론에 경도되어 우월한 백인종, 열등한 유색인종으로 분류했고 백인종의 종교인 기독교는 우월한 종교이고 타종교는 열등한 종교로 분류했지만 그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모순이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구세주라 믿는 예수가 백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구세주이신 예수님이 열등한 유색인종이라니, 그래서는 안 된다. 절대 안 된다. 그래서 그들은 너무도 뻔뻔하게, 너무도 당연하게 예수를 백인으로 만들었다. 1940년 워서 살먼(Warner Sallman)은 <그리스도의 초상>을 그렸다. 전형적인 젊은 백인청년의 모습이다. 긴 금발, 파란 눈, 크고 높은 코, 흰색 피부, 갸름한 얼굴. 유색인종들도 아무 의심 없이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 작품은 무려 5억장이 복제되어 판매되었다. 너무 광범위하게 사용되어서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백인들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사람들이 좀 더 현명해 지면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예수를 만나게 되었다. 학자들은 2000년 전 예수님의 모습은 이랬을 것이라고 공개했는데 검은머리, 검은 눈동자, 덥수룩한 수염, 뭉뚝한 코를 가진 오늘날 팔레스타인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같은 모습이었다. 게다가 흑인들은 흑인 예수를, 여성들은 여성 예수를, 우리나라의 화공들은 도포입고 갓 쓴 예수님을 그려 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대 운보 김기창 화백은 예수님의 일생을 30장의 한국화로 그려냈는데 거기에 등장하는 예수님과 제자들은 모두 한복에 큰 갓을 쓴 선비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예수의 초상을 그리면 안된다.
나는 용 이야기는 참 좋아하는데 용 그림은 싫다. 무지한 사람들이 감히 용 그림을 그렸다. 상상의 동물로 군자의 상징이고 왕의 상징인 용을 그림으로 그리니 무시무시한 괴물의 형상이 되었다. 굳이 용 그림을 그리려면 머리는 그리지 말았어야 했다. 머리는 구름 속에 감추어 두어야 하는데 용머리까지 그려 놓았다. 그려놓고 보니 악어 주둥이에 돼지 코, 돼지꼬리같은 수염, 사슴뿔을 가진 괴물이 되었다. 용의 머리를 그린 것 까지도 용서하겠다. 머리는 그려도 눈은 그리지 말아야 되는데 눈도 그렸다. 눈을 그려도 눈동자는 찍지 말아야 하는데 눈동자까지 찍어 넣었다. 畵龍點睛(화룡점정)이다. 그러자 성인의 상징인 용은 죽고 조화 부리는 괴물 이무기가 되었다. 형상화 한다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용의 형상도 그러한데 하물며 예수의 모습이겠는가? 하물며 하나님의 형상이겠는가?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