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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우문고읽기046] 서정주 시집 (서정주)

[최용우책1048] (초판 1987.3.31) 

 

<책에서 한구절>

 

국화 옆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솥작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국화 옆에서>중

 

<독서일기>

미당(未堂) 서정주는 탁월한 언어 감각과 전통 소재의 활발한 활용으로 대한민국 문학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거목이자 천재다. 평론가 유종호는 “어떤 말이나 붙잡아 늘리면 그대로 시가 되는 경지에 이른 미당은 뛰어난 부족 방언의 요술사”라고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친독재행위자, 단순 친일을 넘어 카미카제를 옹호와 미화한 자이기 때문에 언제 전범자로 총살을 당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비굴한 기회주의자 취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친일파의 글은 교과서에 실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는 워낙 잘 썼고 중요성이 높다 보니 여전히 교과서에 실리고 있다. 전두광이 그를 청와대로 초청했을 때 그의 호를 말당(末堂)이라고 읽었다는 이야기는 꽤 유명하다. 그는 끝까지 친일행적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고 죽었다. -최용우

 

<저자>

“모국어의 연금술”이라고 할 수 있을 언어적 재능과 더불어 “우리말 시인 가운데 가장 큰 시인”이라고 일컬어지는 미당 서정주. 1915년에 탄생한 미당은 85년에 걸친 생애 동안, 1936년 등단 이후 무려 64년에 걸친 장구한 시작 생활을 통해서 950편의 시, 15권의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소리에 민감한 미당의 시는 외워서 입으로 소리 내어 읊어야 비로소 그 깊은 맛과 청각적 이미지의 동적 아름다움을 전신의 갈피갈피에서 음미할 수 있으며, 미당의 시는 그런 노력을 바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확신한다.”고 김화영 교수는 서정주 시인을 평한 바 있다.

 

<차례>

1. 菊花 옆에서

2. 蓮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3. 風便의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