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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선진

묵상나눔 Navi Choi............... 조회 수 48 추천 수 0 2023.12.31 07: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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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선진
시편 99:1~9
12월 기준으로 42년 만에 서울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어제, 북향 청년으로 구성된 작은 모임 디아스포라미션팀에서 《장기려 평전》을 쓴 지강유철 선생을 모시고 ‘장기려, 일치와 화해의 몸짓, 그 한길’을 들었습니다. 우리 시대에 ‘장기려’라는 반듯하고 의로운 위인이 존재하였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차분히 이야기하는 지강 선생에게서 가끔 자신과 장기려가 하나 된 듯, 가슴 속 내면에서 치솟는 뜨거운 감정을 삼키는 모습도 보았는데 강의를 마친 후 참석자들 역시 장기려와 하나 된 듯, 모두 얼굴이 상기되어 있음을 보았습니다. 앞 시대를 산 한 위인의 삶이 다음 시대를 살아갈 이들에게 주는 응원과 격려가 여간 고마운 게 아니었습니다. 평소에 김일성과 공산당을 위하여서는 기도하지 않았던 장기려가 1983년 10월 9일에 있었던 아웅산 테러 사건으로 부총리와 장관 등 17명이 사망한 일을 겪으면서 그들을 용서하고 기도하지 못한 일을 크게 뉘우치고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위해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민족의 갈등이 증폭되고 평화가 요원해지는 이 시점에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자세가 무엇인지를 가늠하였습니다. 장기려의 마음으로, 장기려의 행동으로, 장기려를 넘어서 사는 길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펑펑 내리는 눈은 장기려를 배운 이들에게 내리는 은총같았습니다. 이스라엘에는 모세와 아론과 사무엘이 있었습니다. “그의 제사장 가운데는 모세와 아론이 있으며, 그 이름을 부르는 사람 가운데는 사무엘이 있으니, 그들이 주님께 부르짖을 때마다, 그분은 응답하여 주셨다.”(99:6) 이스라엘 역사에 이런 위인이 있었다는 사실은 그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 없는 격려와 응원이었습니다. 그들은 욕망에 복무하지 않았습니다. 거룩을 추구하며 세속에 맞섰습니다.
시편 99편은 주님의 왕되심을 노래하는 시편 93, 95~98편의 결론에 해당합니다. 특히 시편 89:38에서 “주님은, 주님께서 기름을 부어서 세우신 왕에게 노하셨습니다. 그를 물리치시고 내버리셨습니다”며 다윗 언약의 실패와 다윗 왕조의 붕괴를 기정사실로 인정한 말씀에 대한 모세 관점의 해명처럼 보입니다. 레위기의 주제인 ‘거룩’이 세 번이나 반복(3,5,9)되며 강조되는 이유도 모세 관점의 신정신학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무엘 역시 이스라엘 백성이 이웃 나라들처럼 왕을 강력히 요구할 때 하나님으로부터 “이는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삼상 8:7) 말씀을 들은 당사자입니다. 모세와 아론과 사무엘은 성전과 왕정 등 제도가 있기 전에 이미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하였던 당사자들입니다. 하나님은 인간 왕정의 존재 유무와 상관없이 언제나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주 우리 하나님, 주님께서 그들에게 응답해 주셨습니다. 그들이 한 대로 갚기는 하셨지만, 주님은 또한, 그들을 용서해 주신 하나님이십니다.”(99:8) 하나님은 악행을 반복하는 이에게 죗값을 물으시므로 자신의 거룩함을 드러내십니다. 용서하시는 하나님은 허물을 못 본 체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호의입니다. 어느 인생도 주님의 은혜가 필요치 않은 완벽한 인생은 없습니다.
주님, 저희에게 좋은 믿음의 선진들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밝히 헤아려 그 모범을 따르고 싶습니다.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이를 설천하고 살 능력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2023. 12. 31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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