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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례와 법도
신명기 4:1~14
‘쉐마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은 들으라’는 뜻입니다. 이 세상에는 많은 민족이 살고 있지만 하나님은 모든 민족에게 ‘쉐마’라고 발언하지 않고 이스라엘에게만 요구하십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특수한 관계를 전제하는 표현입니다. 이름을 거명한다는 사실은 상대에 대한 인정과 친밀성, 그리고 일체감에 대한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 저것, 그것처럼 물화한 표현이 아니라 인격에 대한 호칭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이루실 새 나라 건설의 적임자이며 사명자입니다. 그들이 본래부터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조상과 맺은 하나님의 약속에 터한 일입니다. 구약시대에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뜻을 실천할 유일한 존재였습니다.
“이스라엘 자손 여러분, 지금 내가 당신들에게 가르쳐 주는 규례와 법도를 귀담아 듣고, 그대로 지키십시오. 그러면 당신들이 살아서 주 당신들 조상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서, 그곳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4:1)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규례와 법도는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서 실천한 질서이자 가치입니다. 그 가치는 이미 40여 년 전 호렙산에서 백성에게 계시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의 생사여탈권은 가나안 진입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나안을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 여부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걸어야 할 사명과 순종의 길은 좁고 험했습니다. 욕망을 자제하여야 하였고, 자신의 의지보다 하나님의 뜻을 우선하여야 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바알브올의 사건입니다. 바알브올 사건은 자기 백성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질서를 거역하거나 왜곡할 때는 가차 없이 진노하신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압 여인들과 음행하였고 그들의 신에게 절했습니다.(민 25:1~18). 모세는 바알브올에 가담한 남자들을 죽였고, 이 일로 전염병이 발생하여 24,000명이 죽었습니다. 지금 모세의 <신명기> 설교를 듣는 이들은 그때 죽지 않은 자들입니다. 모세는 살아남은 자들을 “하나님을 충실하게 따른 당신들”(4:4)이라고 언급합니다. 가나안 여정에서 허망하게 죽지 말아야 합니다. 이는 오늘 이 시대도 같은 원리입니다. 헛된 욕망에 복무하고 도덕적이지 않은 힘을 숭배하고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다가 영혼이 파리해질 수 있습니다. 거칠고 모진 세상에서도 반드시 살아남아야 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은 정말 위대한 백성이요 지혜롭고 슬기로운 민족”(4:6)이 될 수 있는 길을 제시합니다. “당신들은 이 규례와 법도를 지키십시오. 그러면 여러 민족이, 당신들이 지혜롭고 슬기롭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4:6) 모세의 귀띔은 오늘 우리 민족에게도 효과적인 가르침입니다. 화해의 주님으로 오셔서 십자가에서 고난 당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서로 미워하는 감정을 자제하고 한 번 더 상대의 목소리를 경청합니다. 상대가 틀렸기보다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상대를 무찔러 할 적이 아니라 공생을 위한 동반자로 이해하여 인격적인 말과 따뜻한 미소로 대합니다.
주님, 우리는 너무 거칩니다. 우리는 너무 자기중심으로 생각합니다. 나만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사고가 깊습니다. 이 땅에 진심이 통하는 날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날이 평화의 시작이 되리라 믿습니다.
2024. 1. 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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