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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미
신명기 7:12~26
고대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아름다운 바다의 요정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한 일로 마음이 불편해진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바친다’는 글이 새겨진 황금사과를 놓고 갑니다. 이 일로 올림포스의 세 여신, 헤라와 아테네, 그리고 아프로디테가 서로 자신이 황금 사과의 주인이라고 다투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판결하여야 할 제우스는 누구 편도 들을 수 없이 난처해지자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판결을 떠넘겼고, 파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준다는 조건을 내건 아프로디테를 지명하였습니다. 아프로디테는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로 하여금 파리스를 연모하게 하여 트로이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아내를 빼앗긴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는 형인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 등 그리스 연합군이 트로이의 총사령관 헥토르와 10년간 전쟁을 치릅니다. 그리고 오디세우스의 지혜로 그리스 연합군은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놓고 철수하였습니다. 그리스 연합군이 물러난 것으로 생각한 트로이 군대는 목마를 성안으로 끌어들였고 승리를 기뻐하였습니다. 하지만 목마 안에 숨어있던 오디세우스 등 그리스 연합군이 새벽에 목마를 빠져나와 공세를 취하므로 10년을 버텨온 트로이는 함락되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를 잡는 희한한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원숭이 사냥꾼은 주둥이가 좁은 호리병에 곡식을 조금 넣고 든든한 밧줄로 병을 묶어둡니다. 사람이 없을 때 원숭이가 다가와 병 속에 손을 넣어 곡식을 한 줌 쥡니다. 그런데 들어갈 때 수월하였던 손이 나오지를 않습니다. 손안에 가득 곡식을 쥐었으니 당연합니다. 손을 펴서 곡식을 놓으면 손이 빠져나올 수 있지만 원숭이는 손안에 쥔 곡식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사냥꾼들이 다가와 원숭이를 사로 잡습니다. 원숭이의 탐심을 이용한 사냥법인 셈입니다.
“당신들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넘겨 준 모든 민족을 전멸시켜야 합니다. 그들에게 동정을 베풀어도 안 되고, 그들의 신을 섬겨서도 안 됩니다. 그것이 당신들에게 올가미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7:16)
“당신들은 그들의 신상을 불살라버리고, 그 위에 입힌 금이나 은을 탐내지 말며 빼앗지도 마십시오. 그것 때문에 당신들이 올가미에 걸릴까 두렵습니다.”(7:25)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그 땅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을 전멸시켜야 하는 이유를 모세는 ‘올가미’ 라고 반복하여 주의를 줍니다. 새끼나 노 따위로 고를 매어 짐승을 잡는 장치입니다. 덫, 올무, 함정, 그물 등이 유사한 말입니다. 눈여겨 조심하지 않으면 누구라도 걸립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될 이스라엘의 가장 큰 올무는 가나안 사람들이 섬기는 우상이었습니다. 그 우상을 한마디로 하면 맘몬입니다. 맘몬은 오늘도 여전히 물질주의의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주님, 오늘 저희는 돈과 성공이라는 올가미를 걱정합니다. 누구라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그 올가미에 걸리기 마련입니다. 물질로도 살지만, 그보다 우선 은혜로 살게 하옵소서. 간절히 빕니다.
2024. 1. 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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