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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신명기 11:18~32
우리말에서 ‘접속사’란 앞의 체언(문장에서 주어 역할을 하는 명사)이나 문장의 뜻을 뒤의 체언이나 문장에 이어주면서 뒤의 말을 꾸며주는 부사입니다. ‘그러므로’, ‘그러나’, ‘그런데’, ‘그리고’, ‘그러면’ 따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그러면’은 앞의 내용이 뒤의 내용의 조건이 될 때, 또는 그것을 전제로 새로운 주장을 할 때 사용합니다. ‘그리하면(또는 그러하면)’이 줄어든 말입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당신들 조상에게 주겠다고 맹세하신 땅에서, 당신들과 당신들 자손이 오래오래 살 것입니다. 당신들은 하늘과 땅이 없어질 때까지 길이길이 삶을 누릴 것입니다.”(11:21)
이 말씀은 모세가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고, 골수에 새기고, 손에 매어 표로 삼고, 이마에 기호로 삼으며 언제나 자녀들에게 가르치면(18~20) 가능한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모든 명령을 지켜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길을 좇으며 주님께 충성하면 다음의 형편에 이르게 됩니다.
“주님께서 이 모든 민족을 당신들 앞에서 다 쫓아내실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들은 당신들보다 강대한 나라들을 차지할 것입니다.”(11:23)
모세가 신명기를 통하여 전하는 메시지는 ‘하면 복을 받는다’입니다. 하지 않으면 복을 누리지 못합니다. 이런 가르침을 한마디로 ‘지키면 살고, 어기면 죽는다’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시고 에덴에 두시면서 한 약속과 상통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는 먹고 싶은 대로 먹을 수 있으나 오직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고 명하셨습니다.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창 2:17) 엄명하셨습니다. 신명기의 가르침은 이와 맥락이 같습니다. 사람의 행함이 원인이 되어 복과 화를 가져옵니다. 이를 성경은 ‘율법’이라고 하고 신학에서는 ‘일반은총’이라고 합니다. 이런 원리는 사람의 삶에 상식이고, 공동체의 질서에 기초입니다. 씨를 뿌려야 싹이 나는 법이고, 많이 뿌리면 많이 거두지만 뿌리지 않으면 거둘 것이 없고, 좋은 것을 심어야 좋을 것을 거둡니다.
하지만 신명기가 말하는 이런 축복은 복음이 말하는 은혜와는 다릅니다. 은혜란 행함 없이 주어지는 복이며, 원인 없이 주어지는 결과입니다. 때지 않은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일입니다. 인류 구원은 신명기적 축복, 즉 율법에 의해서가 아닙니다.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는 하나님의 구속 행위는 인과율의 율법을 초월하는 일이며, 일반은총 너머의 특별은총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속사건은 인류의 최대 사건입니다. 다만 순서상 일반은총이 특별은총보다 앞서 있습니다. 복음은 구원의 원리이지만 행한 대로 보응을 받는 율법은 삶의 원리이며 일상의 상식입니다. 원칙과 상식이 무너지면 삶도 무너지고 공동체의 질서가 망가집니다. 구원의 은총을 받은 자일수록 일상의 원리에도 충실해야 합니다.
주님, 저희에게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의 은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상의 원리와 상식을 잘 따르겠습니다. 몰상식과 무도한 이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주님의 규범과 도리를 잘 따르겠습니다.
2024. 1. 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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