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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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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
신명기 17:14~20
“나는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
뉴욕타임스와 아마존의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신경 끄기의 기술》, 《희망 버리기 기술》의 작가이자 인플루엔서인 마크 밴슨이 한국을 여행하고 한국 사회에 대하여 느낀 점을 유튜브에서 언급하였습니다. 뜬금없는 말에 적이 놀랐습니다.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본 알기를 발바닥의 때처럼 여기는 국민성은 물론이고, 선진 유럽의 전통과 역사에 스민 아름다움 못지않게 세계에 편만한 한류 열풍을 자랑스러워했고, 여권 파워가 세계 최고인 점은 우리의 어깨를 저도 모르게 으쓱대게 하였고, 국뽕에 취해 ‘우리가 사는 나라도 괜찮은 나라구나’하며 적이 으스대던 시절이 어제 같은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라는 말을 들으니 당혹하고 의아합니다. 특히 높은 여권 파워는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불법으로 체류할 가능성이 낮다는 반증입니다. 이는 국내에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할 수 있고 안전한 사회생활을 누리며 공공 시스템을 활용하여 충분히 자기실현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안전감의 표현입니다.
하지만 근래 우리가 아는 객관적 지표는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경제와 외교의 파탄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에서는 한해에 1만 3천 명가량이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노인과 청소년 자살률도 세계 최고입니다. 2003년 이후 21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유지하며 회원국의 평균보다 두 배도 높습니다. 이는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5배가량, 산업재해 사망자보다 6배나 많은 수치입니다. 그런데도 자살 예방을 위한 예산은 형편없이 초라합니다. 예산과 인력에 있어서 교통사고 예방(7223억 7600만원, 4921명)과 산업재해 예방(1조 1793억 2800만 원, 2153명)에 비하여 자살 예방에는 882억 5200만 원과 83명으로 턱없이 초라합니다(머니투데이 ‘교통사고 사망자 4배가 자살, 예방 인력은 교통사고의 1.7%’ 참조). 세계 최고의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하여 2016년 이후 약 380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갈수록 벼랑 끝입니다. 이러다가는 인구감소로 사라지는 첫 번째 나라가 될지도 모릅니다.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정책이 있는 한 어쩔 수 없습니다.
모세는 이제 곧 가나안 땅에 들어갈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합니다.
“당신들은 반드시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택하신 사람을 당신들 위에 왕으로 세워야 합니다. 당신들은 겨레 가운데서 한 사람을 왕으로 세우고, 같은 겨레가 아닌 외국 사람을 당신들의 왕으로 세워서는 안 됩니다.”(17:15)
모세가 말한 ‘외국 사람’이란 민족 공동의 기억과 가치와 철학과 지향에 반하는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지도자는 ‘외국사람’입니다. 왕은 자기 힘을 키우기 위하여 국방력을 강화하는 일에 신중해야 하며, 외국에서 무기를 수입해서도 안 됩니다(16). 자기 욕망을 극대화하는 일도 조심해야 하고, 욕심껏 치부해서도 안 됩니다(17). 왕은 주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왕의 마음가짐과 행동거지에 따라 우울한 나라도 되고 쾌활한 나라도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이 교만해져서 자기 겨레를 업신여기는 일도 없고, 그 계명을 떠나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도 않으면, 그와 그의 자손이 오래도록 이스라엘의 왕위에 앉게 될 것입니다.”(17:20)
주님, 민주주의 사회에서 지도자를 선택하는 일은 시민의 소중한 책무입니다. 이 우울한 형편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우울하고 슬픈 ‘외국 사람’의 통치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2024. 2. 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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