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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Navi Choi............... 조회 수 23 추천 수 0 2024.02.09 07: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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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1:12~20
관점이 다르면 사람이나 사건의 의미가 달라 보입니다. 1945년 8월 15일은 우리 민족에게는 광복의 날이고, 일가의 행복과 일신의 영달을 뒤로한 채 독립운동에 투신한 열사와 일상의 삶에서 자유를 갈구하며 계몽활동에 앞장 선 애국 지성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의 날이지만 일본 제국주의의 기세를 등에 업고 반민족 행위를 일삼으며 일신의 영달을 추구하며 친일행각을 벌여 일가의 번영을 추구하던 매국노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날이었습니다. 요즘 이 땅에서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일, 대통령 부인이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시민의 분노를 사고 있는 일만 해도 그렇습니다. 청렴을 실천해야 할 국가 지도자 부부가 할 일이 아닙니다. 분노하는 시민들 앞에 하루라도 빨리 석고대죄하고 사실을 고백하여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녹화로 방송된 신년 대담에서 왜 그런 가방을 받았는지, 받아서 어떻게 했는지는 간과하고 이를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였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국정 지지와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추락하고 나라는 엉망이 될 것입니다. 관점이 다르면 사람이나 사건의 의미가 달라 보이는 법입니다.
예수께서 광야에서 시험받는 장면에 대한 마가의 묘사는 담백합니다.
“그리고 곧 성령이 예수를 광야로 내보내셨다. 예수께서 사십 일 동안 광야에 계셨는데, 거기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셨다. 예수께서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의 시중을 들었다.”(1:12~13)
같은 사건을 기록하는 마태는(마 4:1~11)는 더 자세하게 묘사하였습니다. 아마도 마가복음이 복음서 중에 가장 먼저 씌어졌으므로 후에 기록된 마태복음이 더 자세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세례와 관련하여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가의 기록에 비하여(1:9~11) 마태의 기록이(마 3:13~17) 더 자세합니다. 마태는 자신의 공동체 구성원이 대부분 유대인이라는 점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그를 좋아한다”(마 3:17)는 다윗 아들의 등극시인 시편 2:7과 종으로 오실 메시야를 예언한 이사야 42:1 말씀을 인용하였습니다. 유대 전통에 익숙한 마태 공동체를 의식한 마태의 시선입니다.
마가와 마태와 누가가 각기 복음서를 기록하였다는 점이 반갑습니다. 마태가 예수님을 왕으로 묘사한 데 비하여 마가는 종으로 설명합니다. 다른 관점은 해석을 풍부하게 하고 폭넓은 이해에 이르게 합니다. 복음서에 조금 다른 부분이 있는 점을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상에서도 작은 관점의 차이가 존재하는 일은 믿음의 사고를 깊게 하고 적용의 폭을 넓혀줍니다. 같은 생각은 반가워서 좋고 조금 다른 생각은 공부할 기회가 되어서 좋은 법입니다. 목청을 돋우어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조용히 말해도 귀 기울여 듣고자 할 때 정작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해주는 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일치하는 생각은 벗을 만들고 다른 생각은 선생을 만들 기회입니다. 신앙의 관점을 넓히는 일은 배교나 변절이 아니라 지향할 일입니다.
주님, 저희는 획일화된 생각을 주님의 뜻으로 오해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자신과 다른 사고를 용납하지 못하는 옹졸함을 바른 신앙이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도량이 넓어지기를 빕니다.
2024. 2. 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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