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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오늘의 군대 귀신
마가복음 5:1~20
주님께서 놀라운 일을 행하셨습니다.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귀신 들린 사람을 고쳐주셨습니다. 더러운 많은 귀신이 한 인격체 속에 잠입하여 천하보다 소중한 사람을 망가뜨리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쇠사슬로 묶었으나 그마저 소용이 없었습니다. 속수무책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주님은 “악한 귀신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5:8)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러자 귀신들은 돼지 떼에 들어갔고, 돼지들은 바다 쪽 비탈길을 달려 내려가 바다에 빠져 죽었습니다. 돼지를 치며 경제활동을 하던 이들이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렸고, 마을 사람들은 주님께 몰려와 “자기네 지역을 떠나 달라고 간청”(5:17)하였습니다. 상식을 가지고 본다면 마을 지도자가 한달음에 달려와 주님께 사례를 하여야 함이 마땅한데 감사의 인사는커녕 주님을 추방하겠다고 합니다. 이를 한마디로 하면 경제주의입니다. 그들에게는 한 사람의 정신이 온전해진 것보다 경제적 손실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주님이 그 동네에 있는 한 이런 일이 또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주님에게 ‘떠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귀신은 현대인에게도 다양한 모습으로 접근하여 인생을 망가트립니다. 특히 경제문제는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습니다. 대통령 가족부터 시작하여 서민에 이르기까지 돈과 결부된 문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유혹거리입니다. 지난해 인천 미추홀구에서는 전세 사기 · 깡통 사기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미추홀구 일대 2,700채의 주택을 보유한 남 아무개 씨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주택을 고용된 공인중개사를 통해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안심시키고 전세 계약을 맺다가 결국 부도를 내고 말았습니다. 그 후 주택은 경매로 넘어갔고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쫓겨날 처지가 되었고, 전세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이 생겼습니다. 이 사건을 개인의 부주의로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은 사회적 재난입니다. 세입자가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정보의 비대칭 상황에서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깡통전세 피해자는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임을 생각할 때 정부는 실효성있는 대책을 내놓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전세 사기 피해 부동산 경매 절차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상식을 가진 시민이라면 이런 경매에 참여하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는 ‘전세사기 피해건물 경매에 입찰하지 말 것’을 홍보하여야 합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지는 못할망정 타인의 아픔을 돈벌이 수단화하는 일은 부끄럽고 슬픈 일입니다.
시인 박노해는 자신의 시 <중독자들>에서 중독을 ‘자기 의지로 끊을 수 없고/도움으로도 끊을 수 없고/파멸과 죽음만이 끊을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현대인의 삶을 망가뜨리는 것은 검찰발 뉴스로 보도되는 마약만이 큰일 날 중독이 아닙니다. 권력 중독은 마약보다 무섭습니다. 돈 중독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기도 중독입니다. 인기가 시들해지면 삶을 주체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를 입증합니다. 심지어 종교도 중독일 수 있습니다. 현대인은 치유 불능의 심각한 중독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주님, 알콜, 마약, 도박, 인터넷… 그보다 더 무서운 권력과 돈 귀신이 현대인을 노리고 있습니다. 권력과 돈에 중독된 지도자가 치유의 주님을 만나게 하여주십시오. 건강하고 정상의 인격으로 돌려주십시오.
2024. 2. 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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