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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080-3.21】 나의 왼발
비학산 올라가다 보면 긴 계단 구간이 있다. 그 계단을 우다다다다다다다 내려오다가 삐끗하여 넘어지면서 오른쪽 발이 왼쪽 발을 밟았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왼쪽 발의 통증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도록 오른쪽 발이 한발로 서서 겅중겅중 뛰는 것이었다.
오른쪽에게 밟힌 왼쪽이는 화를 내면서 오른쪽에게 대들지 않았다. 산을 내려오면서도 오른쪽 발은 조금이라도 왼쪽 발의 힘을 덜어주려고 나의 무거운 체중이 오른쪽에 실리도록 절뚝 절뚝 하는 것이었다. 오른쪽 발과 왼쪽 발은 내 사랑스러운 지체들이다.
나의 두 손은 특별히 왼쪽 발을 어루만지면서 양말을 벗기는데도 아프지 않도록 조심조심 벗겼다. 내 눈은 측은한 마음으로 왼쪽 발을 바라보아 주었다. 내 온몸은 하루종일 내 왼발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 주었다.
그래서 내 왼발은 행복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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