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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여는 지혜이야기] 떳목을 지고가는 나그네

무엇이든 샘터............... 조회 수 796 추천 수 0 2002.03.06 15:10:30
.........
  한 사내가 힘들게 강을 따라 걷고 있었다.

강의 건너편을 바라보니 훨씬 더 평탄한 길이 펼쳐져 있었지만, 강에는 다리가 없었으므로 쉽게 건널 수가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사내는 갈대를 한 아름 꺾어와 뗏목을 만들어 그것을 타고 강을 건넜다.

그러나 강 건너편에 닿은 사내는 공들여 만든 뗏목을 버리기가 너무 아까웠다. 결국 사내는 뗏목을 등에 지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뗏목의 무게에 눌린 사내는 강 건너편에서 걸을 때보다 더 느리고 더 고통스러운 행보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인생의 어느 지점에 도달했을 때, 거기까지 우리를 끌고온 낡은 것들을 과감하게 버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서 버려야 할 것들을 골라내고, 자신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야 하는 순간이다.

‘지금 나는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가?’
‘자식들을 위해서 내가 해주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누구에게서 무엇인가를 훔친 적이 있는가?’
‘누구를 모욕한 적이 있는가?’

누구나 새로운 상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 삶을 정리하고 빚지고 있는 것들을 갚아야 한다.
애석한 일이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자식을 잃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을 탓하고, 자식의 죽음에 관련해서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고, 그 끔찍한 실수를 어떻게 만회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 답은 간단하다. 그가 자식을 위해서 하지 못했던 모든 것들을 다른 아이들에게 베풀어주는 것이다. 혹시라도 자식에게 고통을 주었다면 지금 고통 받고 있는 다른 모든 아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빚을 갚아야 한다는 것은, 반드시 빚을 진 사람에게 갚아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특히 빚을 진 사람에게 직접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에게 빚을 갚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갚는다’는 것이므로. 부모를 용서하지 못한 자식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 역시 부모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서, 그들이 부모를 용서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진 빚을 갚는 순간부터 낡은 존재로서의 당신은 죽고 등에 지고 있었던 무거운 뗏목을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행복한 바보성자 물라/저자.알렉산드로 조도로브스키/임왕준 옮김/샘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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