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은총 보존의 법칙
신명기 26:1~19
음식을 먹고 몸무게를 재면 먹은 음식의 질량만큼 몸무게가 증가합니다. 프랑스 화학자 라부아지에(1743~1794)는 이를 화학 반응에 적용하여 질량 보존의 법칙(1774)을 발표하였습니다. 신앙에도 이런 원칙이 적용됩니다. 흙으로 지음 받은 사람의 내면에 스며든 그리스도 예수의 질량은 소멸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이 곳으로 인도하셔서,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26:9)
이스라엘 백성은 자기 삶의 터를 하나님께서 주신 유산으로 인식하였습니다(1). 인생은 누구를 막론하고 은총을 받는 존재입니다. 은총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며 은총에서 제외된 인생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생의 출발은 은총에 의하고, 은총으로 말미암고, 은총을 향합니다. 신학에서는 은총을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모든 인생은 은총에 터합니다. 삶이 아무리 버거워도 그 역시 은총의 과정입니다. 소나기가 내린 후 장미가 피듯 시련은 영광을 단련하는 과정이며, 죽음이 지난 후 부활이 찾아오듯 믿음의 용기는 절망을 이기는 힘입니다.
“당신들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주시는 땅에서 거둔 모든 농산물의 첫 열매를 광주리에 담아서,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자기의 이름을 두려고 택하신 곳으로 가지고 가십시오.”(26:2)
하나님의 은총으로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은 노동의 수고를 통하여 얻은 첫 열매를 하나님 앞에 바쳤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감사이며 은총에 대한 증언입니다. 땅을 딛고 살지만, 하늘을 이고 살겠다는 의지입니다. 땅의 질서에 터하지만, 하늘의 은총을 잊지 않겠다는 결심입니다. 감사의 사람이 되어 은총을 경축하겠다는 믿음입니다. 은총을 인지하는 사람은 반드시 감사를 표현합니다. 감사는 은총을 아는 자의 제일 현상입니다. 감사가 없는 인생은 은총을 모르는 하룻강아지입니다.
“세 해마다 십일조를 드리는 해가 되면, 당신들은 당신들의 모든 소출에서 열의 하나를 따로 떼어서, 그것을 레위 사람과 외국 사람과 고아와 과부에게 나누어 주고, 그들이 당신들이 사는 성 안에서 마음껏 먹게 하십시오.”(26:12)
삼 년마다 드리는 십일조는 성안의 소외된 자와 나누었습니다. 믿음이란 은총이 누구로부터 시작하였는지를 아는 일이며, 그 은총을 누구와 나누어야 하는지를 알고 시행하게 합니다. 이웃, 특히 힘겨운 삶을 사는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과 좋은 것을 함께 나누는 행위야말로 신앙의 밑절미입니다. 자기 혼자 누리는 즐거움은 독선이며, 혼자만의 행복은 절반의 행복입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이 신앙입니다. 움켜쥠이 보편화되는 세상에서 이웃의 필요에 민감해지는 일이 신앙이며 나눔의 실천이야말로 진정한 예배입니다.
주님, 은총과 감사와 나눔이야말로 신앙의 3대 표지입니다. 은총의 공급자이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주신 은총을 나누는 삶에 좀 더 적극적이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은총 보존의 법칙을 기억하겠습니다.
2024. 4. 11(목)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