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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부재의 시대
신명기 29:1~13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사회에 경종을 울린 세월호 참사 상황은 십 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안전과 평화와 구원은 언제나 무한이윤에 복무하는 선장과 돈이 되는 일이라면 구조 변경은 식은 죽 먹기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차지합니다. 304명의 말 잘 듣는 학생과 시민은 탈출 불가능한 배 안에서 수장당하는 현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시인 나해철의 <양온유 학생>을 읽다가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시인은 <양온유 학생>을 통하여 지도자란 어떤 존재인지를 귀띔합니다.
단원고 2학년 2반
양온유 양은
세월호가 기울고 있을 때
간신히 갑판 위로 빠져 나왔다
때문에
이미 갑판 위에 있던
다른 학생들과 함께
곧 구조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온유 양은
친구를 구하겠다며
배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난 지
사흘째인 4월 19일 숨진 채로
사랑하는 아빠와 엄마 품으로
돌아왔다
온유 양은
2학년 2반 반장이었다
신명기는 중요한 두 장소를 특정합니다(29:1). 하나는 ‘호렙’이고 다른 하나는 ‘모압’입니다. 호렙산은 시내산과 동일시되는 산으로 하나님의 율법이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장소(5:2)입니다. 모압은 모세가 가나안 진입을 앞둔 백성에게 율법을 선포한 곳입니다. 호렙 세대와 모압 세대 사이에 40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출애굽 1세대인 호렙 세대는 가데스 바네아의 불순종(1:21~46)으로 38년간 광야에서 소멸하였고(2:14) 출애굽 2세대인 모압 세대는 1세대가 경험한 구원의 과정과 하나님의 역사를 습득해야 했습니다. 위대한 지도자 모세 역시 광야에서 죽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가나안에 들어갈 미래 세대에게 율법을 가르쳤습니다. 반장은 그런 겁니다. 그게 지도자의 길입니다. 역사란 그렇게 이어집니다. 지금 우리는 반장 부재의 시대를 사는 듯합니다. 지금 있는 반장은 반장감이 아닙니다.
주님, 무한 이익이 최고의 목표가 되는 엄혹한 세상에서도 착한 지도자가 등장하여 구원 역사를 잇게 하여 주십시오. 2024. 4. 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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