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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신명기 33:1~17
사람이 죽음에 임박하여 자녀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을 유언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일생에 한 모든 말 가운데서 가장 선하고 정직한 말입니다. 평소에 거짓말을 일삼고 남을 골탕 먹이던 사람도 죽음 앞에서는 숙연하기 마련입니다. 하물며 지난 40년 동안 하나님 앞에서 백성을 위하여 일한 모세는 더욱 그렇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는 요단강 건너의 삶에는 청함받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노심초사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들나귀 같은 이스라엘이 행여나 그릇된 길로 나갈까 극히 염려스러웠습니다. 죽음이 임박한 시점에 그는 간절한 마음으로 유언을 남겼습니다. 다행히 백성은 모세의 말을 순전히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모세가 전하여 준 율법을 지킨다. 이 율법은 야곱의 자손이 가진 소유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보물이다.”(33:4)
자녀에게 유산을 남기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가치와 정신과 사명을 남기는 일입니다. 모세는 백성에게 율법을 남겼고 백성은 율법을 보물로 인식하였으니 다행하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율법은 이스라엘의 정신이 되었습니다. 유대인이 전하는 말에 ‘고기를 주면 하루를 살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면 평생을 산다’는 말이 이런 경우입니다. 모세는 백성에게 가장 소중한 유산을 남겨주었고, 이스라엘은 율법의 가치를 인정하고 기꺼이 승낙하였습니다.
이어서 모세는 이스라엘 12지파에게 예언적 성격의 유언을 남깁니다. 이스라엘 지도자의 예언은 야곱과 요셉에게서 이어진 전통입니다. 야곱은 12지파에게 예언할 때 순서를 따라 장남부터 예언하였습니다. 그런데 모세는 그 순서를 지키지 않고 르우벤 지파, 유다 지파, 레위 지파, 베냐민 지파, 요셉 지파, 스불론 지파, 잇사갈 지파, 갓 지파, 단 지파, 납달리 지파, 아셀 지파의 순서로 유언합니다. 그 순서가 갖는 의미는 차치물론하더라도 르우벤에 대한 예언 “르우벤은 비록 그 수는 적으나, 잘 살게 하여 주십시오, 절대로 망하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33:6)에서 보듯 장자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여 생존조차 위협받는 힘겨운 미래를 예견할 수 있습니다. 장자의 자리는 넷째 유다 지파에게 돌아갔습니다(창 49:8~12). 이미 유다 지파는 광야행진의 선두에 섰습니다. 그런데도 모세가 남긴 유언에서 새겨들을 교훈이 있습니다.
“주님, 유다가 살려 달라고 부르짖을 때에 들어 주십시오. 유다 지파가 다른 지파들과 다시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주님, 유다를 대신하여 싸워 주십시오. 그들의 원수를 치시어 그들을 도와 주십시오.”(33:7)
유다 지파는 가장 강한 지파입니다. 그런 지파가 힘을 자랑하며 자기 마음대로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면 민족의 연대에 금이 가고 일체성은 깨지고 맙니다. 힘이 있을수록 연약한 지파와 연대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힘을 숭배하는 삶을 지양하고 약자를 돕는 삶을 지향하여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당연히 있는 힘으로 가장 약한 자를 보위하여야 합니다. 공동체는 약자를 중심으로 형성되어야 합니다.
주님, 권력을 쥐었더라도 하나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약한 이를 섬겨야 합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더 필요하고, 민족적으로도 북한을 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권력자들에게 이 깨우침을 주십시오.
2024. 4. 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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