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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봉선생의 아침 풍경
-저런 저런-
새로 산 밀대가 좋긴 좋다.
송앗가루 탓에 바닥이 누릿하니 마대론 부족하다 싶다할 때 어느 식당에서 본 가로 밀대가 신기하다 싶어 아내에게 부탁했더니 즉각 사다 주었다.
보이고, 쓰던 것에만 꽂혀 사는 내게 신문명은 널렸다. 그런데 더욱 웃긴 건, 주변 사럼들은 내게 디지털의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이다.^^
아내는 출근하면서 밀대에 부착된 청소포는 탈부착 하는 것이라는 걸 일러주면서도 알아서 하라는 표정을 짓고 뒤를 보인다.
저런 저런 이제사 짝을 알았군!
난 아내의 뒷모습을 보며 밀대를 수직으로 세워 손으로 짜고 있다.
밀포에 묻어나는 송앗가루가 개운함을 독촉하고, 스피커에선 부용산에 이어 김민기의 털털하나 진솔한 목소리가 흐른다.
문득, 내가 사는 것처럼 사는 것인지에 대한 꼬리표가 덜렁댄다. 아무리 신문물일지라도 이쯤에선 놓아야 한다.
남들은 푸른 잔디와 꽃으로 풍성한 마당과 편안함을 건내는 사이에 나는…
흐트러진 의자와 테이블을 그대로 놔두고 자동차 키를 들고 나가려는데, 아하! 오늘 11시 교회에서 있는 행사가 생각이 났다.
마침 김민기는 깊은 산 오솔길옆 아무 것도 살지 않는 작은 연못을 노래하고…
써그럴, 제길할…
다시 밀대를 잡고 흐트러진 의자를 잡고,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 이슬에 맞춰 헐렁헐렁 거리는 게 60대 중반의 사나이라는 걸 모악산은 알 것이다.
그래도 어제는 3년 만에 홍차 전문 카페에 앉아 새 교우가 사주신 홍차 빙수의 호강을 누리지 않았던가. 또 차에서 듣는 부용산의 감흥은 어떻고…
비라도 세차게 퍼부으소서!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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