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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생의 저녁 풍경
-5.18 선생님!-
꽃이 지고
잎사귀들이 바람에 춤 출 때쯤
잘려진 벼 밑둥이에서 파란 싹이 돋아나고
뻐꾸기 산을 가로질러 날며 제 세상이 왔음을 알릴 때쯤
총성도 같이 울렸지
비명도 같이 들렸지
부모,형제,자매, 피붙이를 찾는 울음소리도 뒤섞여 들렸지
이렇게 80년의 5월은 끝났는가
폭도에서 열사로
사태에서 항쟁으로 불린다고 상황은 종료됐는가
우슬초의 새벽보다 더 꼿꼿하던 이들이 밥그릇을 끌어안고 돌아누워도
“그럴 수 있지, 시대의 흐름을 누가 막겠어”라는 말로 동조하더니
이렇게 80년의 5월을 끝낼 것인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추모 순서에 빼고 넣느냐로 5.18을 포장하는 자들에게
80년 5월 광주의 금남로 충장로는 먹자골목이 아니었던가
5.18은 내가 전하는 그리스도의 재림터였다.
반공 웅변대회로 상을 휩쓸던 중고등시절을 회개하게 한
존경하는 스승이었다.
스승을 이렇게 보내 드릴 수는 없다.
잘려나간 젖가슴으로 배웅은 못할지언정
대검에 베어진 팔다리로 인사는 못드릴지언정
그분의 얼굴을 온갖 배반의 언어로 닦아드릴 순 없다.
그래서 난
산자가 되어 따르고 죽어서도 따를 것이다.
이것이 바로 5.1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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