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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선생의 아침 풍경
-논이 된 밭이여!-
이곳으로 이사 와서는도로 건너편 땅은 모두가 논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흙을 채워 밭으로 만들어 그곳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년을 그렇게 하더니 일손도, 놉도 대기 어려운지 나무는 너무 볼품없이 제멋대로 자라 가치가 없게 보였다. 두 해 동안 그냥 듬성듬성한 나무밭으로 있더니,이틀 전부터 밭에 물을 대기 시작했다. 물을 댄다는 건 그곳에 벼를 심는다는 것, 난 그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논이었다가 밭이 되는 걸 보는 건, 삶이 돈으로 좌지우지 되는 것 같더니, 물이 다 들어 차고 밭이 논이 되는 걸 보는 건 돈이 다시 삶이 되는 것 같아 행복했다.
이제 하루 이틀 있으면 논가리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리고 밥상의 씨앗들이 심겨지겠지!
사라지는 논 때문에 지구는 몸살을 앓는다. 물이 가득찬 논과, 그 모습에 행복해 하는 내가 신기하다. 그러고보니 텔레비전에서 본 중국 어느 시골의 무한정 다랑이 논을 보다가 나의 버킷리스트 목록에 올린 기억이 난다.
행복과 웃음을 품어 가는 벼들 사이에서 해살거릴 나를 꿈꾼다.
오늘은 곰곰이와 산책을 하며다시 논으로 돌아온 그것들을 한참이나 바라 보았다. 마침 꽝이 운다. 딱 두 번 우는 꿩이 운다. 꿩 꿩!
내 귀엔 좋아 좋아! 나도 좋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리는 건 환청일까?
곰곰이도 좋은지 물이 들어찬 눈을 한동안 바라 보며 내곁에서 멍하니 서 있다.
밭이 논이 된 것만 가지고도 이리도 기쁘니 가슴이 꽉차고 벌렁거려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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