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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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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선생의 아침 풍경
-칡넝쿨 세상-
아침마다 걷는 산책 길은 풀들로 아우성이다. 그중에 제 세상 만난 듯 주변의 온갖 것들을 똘똘 말고, 구부리고, 품에 넣는 칡넝쿨이 있다.
이젠 길 까지 점령하여 언뜻 보면 뱀을 닮은 모습으로 스멀스멀 바닥까지 점령한다.제 주변의 모든 것들을 똘똘 말아 감싸서 제압하는 속성을 지녔다. 게다가 이무기 같은 혀를 낼름 거리며, 물렁물렁하고 유기체적인 생체로 뭔가를 휘감으며 잠식해 가는 칡넝쿨은, 세상을 힘으로만 살아가려는 이들의 속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금계국의 찬란함도 칡넝쿨의 지배욕엔 속수무책이다.갓 피어난 새싹의 순수도, 얼마 전 주변을 고고함과 꽂꽂함으로 이끌던 붓꽃의 자태도 소용이 없다. 이따금 고개를 빳빳이 들고 오직 하늘만 동경하는 개망초꽃만이 의연하다.
천변은 온통 칡넝쿨에 제압당했다. 공존 하며 살아야 할 땅에 한 종류의 세력이 춤을 춘다. 너무 구린 냄새가 판을 쳐서인지 수달도, 왜가리도 보이지 않는다.
손이 다으면 모가지를 비틀어 보지만, 놈들은 비웃기라도 하는 듯 물레나물꽃 노오란 꽃잎을 짓누루고 내 눈을 빤히 쳐다본다.
저런 저런 말려죽일놈…
유언비어를 퍼트리자. “칡넝쿨 어린 순은 암을 고치고, 미용에 좋아요…”
오늘은 그 누구도 내 생각과 힘으로 똘똘 말지 않도록 조심하자. 있는 그대로 보아주며 존중하자.
칡넝쿨~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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