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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_문명의_옷을_입은_야만인
사도행전 16:16~40
문명이 발달한 사회에서 사는 사람을 문명인이라고 합니다. 그 반대 개념이 미개인, 또는 야만인입니다. 현대인은 문명인입니다. 하지만 현대인이 하는 일을 보면 문명인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지금 지구상에는 크고 작은 전쟁이 여전합니다. 어른들의 싸움에 아이들과 노약자가 희생되고 있습니다. 남의 아이를 죽이고 평화롭게 사는 사람을 과연 문명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현대인은 문명의 옷을 입은 야만인입니다.
“어느 날 우리가 기도하는 곳으로 가다가, 귀신 들려 점을 치는 여종 한 사람을 만났는데, 그는 점을 쳐서, 주인들에게 큰 돈벌이를 해주는 여자였다.”(16:16)
바울 일행이 마케도니아의 중심도시 빌립보에서 마주한 일 가운데 하나는 두아디라 출신의 옷감 장수 루디아를 만나 그녀와 그녀의 집안 식구들에게 세례를 베푼 일입니다(15). 그후 벌어진 일은 마케도니아 제일의 도시로서 매우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케도니아는 헬라 제국의 모태가 된 지역입니다. 필리포스(기원전 382~336) 대왕은 자기 아들 알렉산드로스(기원전 356~323)에게 당대 최고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를 가정교사로 삼아 군주가 갖추어야 할 인문주의 덕목을 익히도록 하였습니다. 디오게네스와의 일화는 알렉산드로스가 인문주의자임을 증명합니다. 한 세기 전에 페르시아를 격파한 그리스의 맹주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펠레폰네소스 전쟁으로 균열을 생긴 틈을 이용하여 알렉산드로스는 마케도니아는 물론 이집트와 페르시아와 아시아를 포함하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대제국을 건설하였습니다. 그는 점령지의 백성에게 굴종을 요구하는 대신 포용을 통해 헬레니즘을 전파하였습니다. 헬레니즘을 복잡하게 설명할 수 있겠으나 한마디로 ‘사람을 아름답게 보려는 정신’이라고 말할 만합니다.
마케도니아 제일 도시인 빌립보에 점치는 여자 종 한 사람에게 주인이 여럿 있었다는 사실은 당시 사회가 갖는 이율배반뿐만 아니라 야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 사람의 불행을 이용하여 이익을 챙기는 다수의 사람이 있었다는 점이 얼마나 비인간적입니까? 헬레니즘의 제일 도시도 인간의 욕심 앞에는 무력하기만 합니다.
주님, 많이 배운 자 일수록 더 간교하고, 권력을 쥔 자들이 더 사악합니다. 인류 평화를 깨는 일은 힘 센 나라들이 하고 있습니다. 야만의 옷을 벗고 의와 진리의 옷을 입혀주십시오.
2024. 6. 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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